작품 발표작 929

숨결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숨결 松竹 김철이 세상은 드넓어도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인생사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오리라 여기지 마라 봄이 오고 꽃이 피고 벌 나비 날아도 봄맞이 그리워할 숨결은 그 어디에 피려나 인생의 색깔 노란색인지 파란색인지, 색칠할 인생 노트 모양은 네모일까, 세모일까, 알 수가 없네 모양도 색깔도 모를 인생사지만 인생살이 새겨갈 노트엔 노랗게 파랗게 살아갈 백년지기 숱한 사연 적어 보리라

작품 발표작 2024.03.10

독백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독백 松竹 김철이 변화 없는 일상 지루함이 오뉴월 엿가락이라도 마음 풀어놓을 곳 하나 없으니 전깃줄 참새떼가 부럽더라 금수강산 거리마다 움직이는 전염병 도사리니 공기 맑고 물 맑았던 옛 시절이 못내 그립네 보고 싶고 손잡고 싶어도 보지 말고 손잡지 말라니 시대의 운명 참으로 얄궂지 둘도 아닌 하나인데 쏟아내 놓은 말썽거리 산을 이루고 천 한 조각 입을 가리라니 입속엔 구린내 진동하겠네

작품 발표작 2024.03.03

정(情)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정(情) 松竹 김철이 부모님 자식 향한 사랑 허수아비 홀로 외로운 가을걷이 들녘 오곡백과 익어가듯 하더라 아비 뼈를 타고 어미 배를 빌려 세상 소풍 온 동기간 우애 저승 갈 길동무 같아라. 흙먼지 폴폴 일으키며 쌓아온 우정 험한 세상 징검다리 밀고 당겨서 건너고도 남으리 영혼 육신 하나 되어 백년해로하쟀으니 부부간 애정 설익은 삶 익혀갈 동무라 하겠네

작품 발표작 2024.02.25

일상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일상 松竹 김철이 대자연 펼쳐놓은 삶터 혼(魂)도 풀어놓고 육(肉)도 풀어놓고 인생 소풍 즐겨보리 때로는 버거워 슬퍼하고 때로는 즐거워 콧노래 흥얼대겠지만 생명 주신 내 임께 감사하고 넋풀이 제대로 해봐야지 창가 햇살도 벗이 되고 창틈 바람도 친구 되니 세상 으뜸가는 갑부도 눈 아래 걸인일세 자나 깨나 함께할 인생길 길동무 곁에 있으니 밤 가지 부엉이도 낮 가지 참새도 부러워 울겠네

작품 발표작 2024.02.18

우수雨水 | 시인뉴스 포엠

우수雨水 松竹 김철이 억압 풀린 대동강에 잡고기 오르고 기러기 북녘으로 떠날 적에 수줍은 봄기운이 아지랑이 앞장세워 빈 들녘에 노닌다. 수달은 잡어 제물 삼아 앞발 싹싹 빌어 수신 전에 제를 올리고 농심은 논밭 태우기로 한 해 대풍을 기원하더라 갈 길 잃은 꽃샘추위 흐지부지 끝자락을 절로 훔치고 겨우내 벌벌 떨던 초목은 잎눈 뜨고 시절 문밖 새봄맞이 하려네 눈이 녹아 비로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로 흐르듯 얽히고설킨 세상 모든 앙금이 용서와 화해의 은혜로 죄다 풀렸으면 좋으리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494

작품 발표작 2024.02.15

나눔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나눔 松竹 김철이 드넓은 세상사 빈주먹 움켜쥐고 왔다 한들 콩 한 쪽 나누기가 그리도 쉽더냐 어떤 자는 제 부모 평생 모은 재산도 게 눈 감추듯 하는데 어떤 자는 노숙자 말 한마디에 입었던 제 옷마저 선뜻 벗어주더라 누구의 육신에 붙은 살점은 냉기 온기 제대로 느끼는 살점이고 누구는 냉기 온기조차 못 느낄 쇠가죽을 뒤집어쓴 줄 아는가. 먼 훗날 이 세상 떠날 적 발걸음 무거워 떠나기 힘겨울 적에 밥 한술 나눈 선행 천국 열쇠 되는 것을

작품 발표작 2024.02.11

입춘立春 | 시인뉴스 포엠

입춘立春 松竹 김철이 시냇가 물길 따라 노래가 흐른다. 쫄쫄 졸졸 곡조도 가사도 분명친 않지만 분명 희망의 노래일 거야 엄동설한 칼바람에 몸서리친 듯 차라리 얼음장 속 깊이 몸뚱이 숨긴 버들치들도 덩달아 흥얼흥얼 콧노래 불렀지 새봄이 저만치서 머뭇머뭇 서성일 적에 곧 물러날 꽃샘추위 갈팡질팡 갈지자걸음 을씨년스러운데 입춘대길 한해 길운을 빌더라 삼다도 수심당 입춘굿 굿판을 펼쳐갈 적에 붉은발도요 앞선 춤사위가 뭍으로, 뭍으로 화신을 업어 나른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494

작품 발표작 2024.02.05

칠월이 오면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칠월이 오면 松竹 김철이 먼 곳 날아들 갈매기 옛 삶 벗같이 홀연히 찾아올 칠월이 오면 물러앉은 추억을 만나는 것으로 첫 장을 넘겨 보리라 화톳불 이글대는 태음이 옛 여우비처럼 잠시 쏟아질 칠월이 오면 엉킨 생의 실타래 푸는 것으로 첫 매듭 엮어 가리리 생은 즐기는 것이기에 기왕에 예 왔으니 쓰디쓴 소주 한 잔에 감격하고 짠지 한 조각에도 풍류 지으며 칠월의 흥에 취해보련다

작품 발표작 2024.02.04

접시꽃 당신은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접시꽃 당신은 松竹 김철이 콩새는 떠나보낼 임 아쉬워 시절 말미 우는데 떠나는 임을 배웅하려는가 다섯 폭 소복으로 한해살이 상을 치르셨지 만개할 계절을 몸소 표하시려오 이승과 저승의 진리를 깨우치듯 한 송이 자주색 꽃으로 피시네 하늘과 땅이 녹아내리듯 아직 설익은 더위에 숨통이 막혀 한 자락 헛바람이 아쉽고 한 줄기 도둑 비가 그리울 참에 다섯 잎 바람개비로 돌더라 무녀의 넋으로 피었는가, 살인 더위 떠난 저승객이라도 달래시려는지 진분홍 무복 칠월에 춤춘다.

작품 발표작 2024.01.28

초목(草木)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초목(草木) 松竹 김철이 드높은 하늘을 오르고파 위로만 솟는가, 사시사철 푸르고 고운 잎과 꽃을 피워도 줄기는 늘 허황한데 드넓은 벌판을 푸르러지고파 옆으로만 번지나, 계절 따라 시들고 피우는 짙은 환경 물들여 살련다. 바람 불고 비 올 적에 바람 한 점 막아줄 버팀목 없어도 한줄기 빗물 가려줄 우산이 없어도 시시때때로 피고 지는 것을 초목은 내일을 꿈꾸지 못한다. 모진 가뭄엔 타 죽고 지린 홍수 땐 뿌리째 뽑혀도 내일을 만들어 핀다.

작품 발표작 2024.01.21

대한大寒 | 시인뉴스 포엠

대한大寒 松竹 김철이 거듭거듭 곱해지는 한추위 허공마저 채우려나 눈발이 팔랑팔랑 길 잃은 고엽조차 미끄러질 빙판길 서산은 서둘러 해를 삼키고 겨울 달은 홀로 추운데 성에꽃 동창 너머로 필 듯 말 듯 굴뚝새 간밤 건울음이 싹터 야밤 소야곡으로 흐른다. 눈바람 심술궂게 전깃줄 늘려 집적대면 눈꽃 닮은 수선화 고결한 사랑 추운 계곡에 피고 맨발로 달리는 고속열차 줄행랑치네 밤공기 두려운 귀뚜라미 따뜻한 아랫목 파고들어 단잠 자는 악동들 울며불며 깨우더니 밤새우는 버들솔새 벗하더라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331

작품 발표작 2024.01.18

추억 앓이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추억 앓이 松竹 김철이 인생사 모두가 착각이라지만 몇십 년 전 입맛의 담장을 손 안 대고 넘으려니 제맛이 날 턱이 있나. 어머니 손을 떠나, 동짓달 칼바람 맞으며 하룻밤 살강 위에 홀로 지샌 탓에 살얼음 뼈가 자란 그 맛을 보려 했는데 아내의 손을 떠난 동지죽 베란다 칼바람에 하룻밤을 지새우고도 살얼음 뼈가 자라지 않았으니 분명 덜 자란 애동지 로고 남의 아내 손을 떡 주무르듯 주물렀으면 콩알만 한 염치라도 있어야지 눈곱만한 은혜도 모르니 그 이름 자명한 아기 동지여라

작품 발표작 2024.01.14

관계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관계 松竹 김철이 세상 모든 인연 하늘이 맺어준다 했는데 때로는 필연이 되고 때로는 우연이 되는 건 왜일까. 사랑이란 두 글자로 만나 평생 해로하자 했건만 원수란 두 글자로 등 돌리는 건 정녕 필연일까 우연일까. 간혹 우정이란 두 글자로 간혹 애정이란 두 글자로 맺은 인연 좋아 죽고 못 살았지 등에 칼 꽂을 악연 될지도 모르면서 백 년 인생 사는 동안 한길 걷다 스친 인연 관계란 두 글자 위에 오롯이 올려놓고 평생 벗 삼아 인생 외길 고이 걸어가야지

작품 발표작 2024.01.07

소한小寒 | 시인뉴스 포엠

소한小寒 松竹 김철이 옷 벗은 벌판 더더욱 시리게 할 심사인지 인연도 맺지 않고 사연도 짓지 않았건만 소복한 처녀 서릿발 한을 지어 내린다. 콩새도 발이 시려 콩콩거리고 재두루미 목 빼 춘삼월 호시절을 기다리는데 얼음장 몸 사려 살을 찌운다. 새봄이 머지않은 듯 기러기 북으로 돌려보내고 까치둥지 지으라니 덩달아 꿩이 울며불며 얼어붙은 계곡물 물꼬 열 속셈을 품는다. 늘 푸른 소나무도 사시나무 떨 듯하고 겨울 장미 속앓이는 더욱 붉은데 한추위 덧대려 거들먹댄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331

작품 발표작 2024.01.04

효자 도시복 생가(효 공원)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효자 도시복 생가(효 공원) 松竹 김철이 숯 팔고 나무 팔아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홀어머니 지극정성 모시니 감정 없는 날짐승 들짐승도 시중들더라 드높은 효심에 말 못 하는 날짐승도 감복하여 도 효자 효심을 대신하여 나무꾼 지친 걸음 앞서 효성을 바치네 마음조차 얼어붙는 동지섣달 강추위에 병드신 어머니 홍시 찾으시니 범의 마음을 열게 하고 타인의 마음 열어 동반 효심을 바쳤지 효심이 실종된 시대 하늘이 내린 효심을 찾아 효 공원 문전성시 이루고 사립문 문전 사시사철 효 꽃불이 일겠네

작품 발표작 202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