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무거운 짐일수록_(수필)한비문학

松竹/김철이 2024. 4. 30. 09:01

무거운 짐일수록

 

                                                 김철이

 

 

잘 났건 못났건 세상 사람들은 크기와 무게의 차이가 있을 뿐 자의든 타의든 죄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이때 짐이란 시야에 어떠한 형태로 비추어지는 사물뿐만이 아니라 책임(責任), 통고(痛苦), 비탄(悲歎), 수심(愁心) 등의 모든 정신적 부담의 요소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물론 사람들이 나날이 마주하는 삶 중의 멍에와 굴레 자체도 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멍에는 무거운 짐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지렛대 역할도 해준다. 멍에는 우마(牛馬)가 우차(牛車)나 마차(馬車)를 끌 때 우마의 목덜미에 씌워서 짐의 무게 하중도 줄여주는가 하면 행여 실수로 낭떠러지 혹은 가파르고 비탈진 언덕바지 등에서 굴렀을 경우 다치지 않도록 우마의 목을 앞서 보호해 주는 안전장치 역할도 하며 소형 나룻배 뱃전 창 막이 각목이나 나무 마루 밑창 지지대의 명칭을 “멍에”란 단어로 쓰이는 걸 보면 멍에가 단순히 무겁고 귀찮은 짐의 개념만은 아닌 것이 분명한 듯싶다. 그래서 예수님도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표현하신 것 같다. 사람이 한 생을 살아가면서 극복해야 할 수많은 짐에 비한다면 멍에란 무척이나 가벼운 존재거나 짐을 덜어 주는 존재란 결론이다. 아울러 멍에는 일할 때만 쓰고 굴레는 우마를 부리기 위하여 목에서 고삐에 걸쳐 얽어매는 줄인데 평상시에 씌워 놓을 수도 있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반면에 인간의 삶 중에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얽매는 일을 굴레라 지칭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멍에나 굴레를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인식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의 일상 중에 매 순간 멍에와 굴레를 마주하지만 대부분 멍에를 대할 때는 하나같이 손사랫짓 치면서도 굴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그렇다면 세상 모든 사람에게 권력은 드넓은 굴레임을 아는지 묻고 싶다. 물이 흐르지 못하면 썩듯 권력 역시 한곳에 머물면 부패한다는 진리를 누누이 보아오질 않았는가. 그 대표적인 예로 전두환, 노태우 전직 두 대통령이라 하겠다. 권력을 탐하는 자, 자신의 영혼을 썩게 한다는 사실 또한, 이 전직 두 대통령의 삶에서 낱낱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권력은 대부분 부패하며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라는 명언과

“힘에 의해서만 유지된 권력은 때로 공포에 떨 것이다.”

라는 명언을 대변하듯 제4공화국 당시 친구인 전두환과 하나회를 결성하여 12·12 군사 반란을 주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79년 군 내 불법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 12·12 군사 반란을 주도하였고 1년 후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전개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유혈 진압을 지시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영원히 살지 못하고 호주머니도 없는 수위 한 벌 얻어 걸친 채 홀로 저승길을 걷지 않았는가 말이다.

 

“서로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화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라는 격언도 있듯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나라 살림과 무사안일을 걱정하며 민주화 깃발을 받들어 굳건히 일어섰던 민의(民意)를, 첨단무기를 동원하여 무력으로 유혈 진압을 지시하여 선량하고 무고한 숱한 생명을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희생시킨 자는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하도록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철면피 같은 생을 이어가다 숱한 손가락질을 받으며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다니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나라 같은 국민의 손에 의해 잔인무도하게 생죽음을 당한 피해자들의 넋은 지하에서도 눈을 감지 못한 채 방황할 터이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 피해자들의 응어리진 영(靈)과 육(肉)은 오열을 토하고 있을 텐데 금수(禽獸)가 아닌 한 이러한 실정을 순간적이라도 떠올렸을 텐데 사과는커녕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모든 상황에 대해서는 죄다 모르쇠로 일관하니 “잘못했다.” “용서해라”라는 말 몇 마디 아꼈다가 저승 갈 적에 저승사자 전에 뇌물로 줄 속셈이었는지 몰라도 이승에서 용서를 청하지도 못했으며 화해하지 못한 자가 한 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져야 할 국부의 자격을 지녔다고 보는가?

 

칠십 평생을 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점을 드높이 자랑스럽게 여겼고 드넓은 긍지를 지녔었는데 1980년 9월 1일 이후 대한민국 국민 됨이 못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국가 원수의 업적은 당대(當代)가 평가하는 게 아니라 후대(後代)의 몫이라지만 10일간에 걸친 광주 민주화 운동 결과 사망자 166여 명, 행방불명자 54여 명, 상이 후유증 사망자 376여 명, 부상자 3,139여 명 등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주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업적을 비호하는 이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돋아나는 이때 대한민국 전 국민의 대변인 역할을 해줄 제22대 국회의 선거를 거쳐 새로운 국회의원님들을 모실 이즈음 5178 여만의 대한민국 국민의 바람은 사회적 안정화는 물론 정치관이나 정치 성향이 같은 이에겐 후대(厚待)하고 정치관, 정치 성향이 다른 이에겐 홀대(忽待)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진보(進步), 보수(保守)의 구분 없이 죄다 아우르는 정치인을 바랄 것이다.

 

한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상살이 힘겹다는 핑계로 행정부 살림살이는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몫이라는 그릇된 여김으로 뒷짐만 지지 말고 5178 만여 국민 전체가 하나 된 마음으로 1년 365일 변함없이 국정(國政)에 관심을 가지는 동시에 국정에 동참한다는 개념으로 코로나 국면을 극복해 내며 경제 순위 세계 10위 안팎을 넘나들 정도의 경제 강국 국민의 긍지를 오래도록 유지하며 더 나아가 장차 나라 살림을 걸머질 우리 후손들에게 경제 순위 세계 10위 안팎의 위치가 아니라 경제 순위 1위의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도록 쉼 없이 정진(精進)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무거운 짐일수록 서로 나누어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