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 松竹 / 김철이 -
가슴 시리는 한 시절
혹한의 호된 시집살이 분가하여
춘삼월 샛강에 활개치며 흐르는 강물도
출렁이는 잔등 위에 분홍빛 꽃잎을 업어 나른다.
새색시마냥 노오란 옷고름 입에 물고
아직 꽃샘추위 가시지 않은 뜨락에
진노랑 색실을 꼬아 손수 봄의 수를 놓더니
한 시절 함께 놀 연분홍 벗을 찾는다.
늦가을 촉박한 대지위에
새로운 계절의 생을 위해 잔뿌리 굳게 내려 크던 보리도
잔바람 고이 남은 봄 뜰에 노란색 춤으로 출렁이고
이 모습 질투라도 한 듯이 꽃잎은 연분홍 솜털을 날린다.
어느 산골 아직 잔설은 남아 피는데
아래 뜰 한마당 가득히 새록새록 새봄이 피고
한겨울 나풀대던 눈꽃의 춤사위 전수를 받고 싶었나…
가지는 진분홍 한을 산산이 풀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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