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편지 1436

중심(中心)이 바로 서야

중심(中心)이 바로 서야 뜻을 온전히 세웠는가. 천하의 모든 일은 중심이 바로 서지 않고는 이루어진 것이 없다. 크게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작게는 먹고 자는 것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라도 그에 합당하지 않은 것이 없다. 중심을 먼저 세우지 않고 문득 일을 하려 한다면 질서가 없이 산란해서 결국에는 수습할 수가 없다. ('일득록1', 문학1) - 정창권의《나를 나이게 하라》중에서- * 모든 일에는 뜻이 있습니다. 그 뜻을 잘 읽어내야 중심을 잡을 수 있고, 중심을 잘 잡아야 바깥 상황이 요동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상살이는 변수의 연속입니다.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이 겹쳐 다가옵니다. 그때마다 자기만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질서를 잃고 표류하게 됩니다. 하다못해 '먹고 자는' 일조차..

고도원 편지 2021.03.01

급할수록 천천히

급할수록 천천히 빠르게 가고 싶다면, 일은 원인부터. 공부는 기초부터. 사랑은 나부터. 만남은 작은 것부터. 그렇게 속사정부터 알고 하나하나 다져갔으면 합니다. 그것이 가장 빠르고 바른 길이지 않을까 합니다. 새삼스레 느끼게 됩니다. '급할수록 천천히'라는 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 급할수록 조급해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 정영욱의《나를 사랑하는 연습》중에서 - * 일에도, 학업에도, 사랑에도, 만남에도 열차를 급하게 타는 것처럼 조급한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은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신중히 생각하고 깊게 알아봐야 내 급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속도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도원 편지 2021.02.27

논쟁이냐, 침묵이냐

논쟁이냐, 침묵이냐 누가 당신과 논쟁하려거든 침묵하여라. 어떠한 논쟁에도 대답 말고 조용히 물러나라. 왜냐하면 논쟁은 마음만 훼방 놓을 뿐이다. 지성을 훈련하는 것만이 필요하지 헛되이 그것을 방해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모든 논쟁은 마음의 균형을 깨고 무의식에 훼방을 놓을 뿐이다. 그것들을 초월하는 상위 단계가 있다. - 비베카난다 잠언집《나는 행복을 원하지 않습니다下》중에서 - * 생산적 논쟁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람 사이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이 자신을 태우기도 합니다. 인격도 지성도 한순간에 날아가 버립니다. 금쪽같은 에너지 낭비도 큽니다. 논쟁이냐, 침묵이냐.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답은 분명합니다. 침묵입니다. 침묵은 모든 논쟁을 추월하는 고도의 상위개념입니다. 그래서 '침묵은 금'이..

고도원 편지 2021.02.26

극한의 고통

극한의 고통 경험에는 항상 타인과 온전히 공유할 수 없는 개인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다. 고통도 타인과 나눌 수 없는 것이다. 고통이 어느 지경까지 가면 고통을 겪는 이의 세계와 언어를 파괴한다. 고통은 말을 박살 낸다. 어느 정도 아프면 무엇 때문에 아프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고통이 너무 압도적일 때에는 그렇게 말하는 능력조차 잃게 된다. - 라르스 스벤젠의《외로움의 철학》중에서 - * 극한의 고통에서 나오는 것은 언어가 아닙니다. 비명입니다. 울부짖음입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고 누구와도 나눌 수 없습니다. 오로지 혼자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곁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고통의 질감은 달라집니다. 자기 고통처럼 같이 아파하고 눈물짓고 어루만지면, 그런 사람 하나 ..

고도원 편지 2021.02.25

오늘 일은 오늘에 족하다

오늘 일은 오늘에 족하다 설사 힘들게 살았더라도 과거는 과거에서 종지부를 찍고, 가급적 현재를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서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없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는 지금 여기라는 현재에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야 건강하다. 그러니까 과거의 아픔이나 습성이 올라온다고 해서 그냥 이에 내맡길 것이 아니라 애써 현재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장성숙의 《불행한 관계 걷어차기》 중에서 - *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입니다. 붙잡을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놓고 씨름할 필요 없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의 것입니다. 미리 당겨서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에서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시간은 현재뿐입니다. 근심 걱정 내려놓고 밥 맛..

고도원 편지 2021.02.24

'정말 힘드셨지요?'

'정말 힘드셨지요?' 많은 경우, '해답을 줘야 한다' 혹은 '걸맞은 말을 해야 한다'라는 부담감은 공감의 장애물로 작용하기 쉽다. '뭔가 적합한 말을 찾기 어렵다'라는 두려움 때문에, 대수롭지 않은 척 무시하거나 화제를 돌리거나 머쓱해져서 자리를 피하게 된다. 마법의 말 따위는 필요 없다. 그저 "정말 힘들었겠구나." 정도로도 충분하다. - 브레네 브라운의《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중에서 - * 위로의 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미사여구로 꾸미거나 입에 발린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냅니다. 너무 과장된 말도 좋지 않습니다. 진심이 담긴 말이면 짧은 한마디로도 충분합니다. 공감이 먼저입니다. 서로 공감하면 위로와 치유가 마법처럼 뒤따릅니다. "정말 힘드셨지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23

이타적 동기와 목표

이타적 동기와 목표 욕구는 인간의 필수 조건이다 사람들은 욕구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사람은 근본적으로 욕구의 동물이다. 모티베이션은 사람들이 욕구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욕구가 없으면 모티베이션도 없다. 다만 욕구는 채워지면 힘을 잃는다. 채워지지 않은 욕구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다. - 남상훈의《사람 관계 수업》중에서 - * 욕구, 욕심, 욕망...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그 동기와 목표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자신에 집중된 이기적인 것이냐, 타인까지 포함된 이타적인 것이냐. 오로지 이기적인 것에 머물 때는 채워지는 대로 힘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도 이로운 이타적인 목표일 때는 채워질수록 더욱 힘을 얻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보탭니다. 오늘도..

고도원 편지 2021.02.22

'위대한 일'은 따로 없다

'위대한 일'은 따로 없다 "위대한 일은 없다. 오직 작은 일들만 있을 뿐이다. 그걸 위대한 사랑으로 하면 된다." 처음 이 글귀를 보았을 때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위대한 일만을 찾아다녔으니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것이다. 위대한 일은 원래부터 없었다. 위대한 건 작은 일들을 대하는 내 마음이었다. 아주 작은 일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매순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위대한 것이다. 그 마음이 바로 위대한 것이다. - 문숙의《위대한 일은 없다》중에서 - * 멋진 그림을 그린 화가라면 그가 한 일은 종이 자르고, 물감 짜고, 바닥 치우고, 못질하고, 끊임없이 붓질하고... 여기엔 위대하다 할 만한 일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그러하지 않을까요? '위대한 일'을 좇느라 스트레스 받으며 지금 ..

고도원 편지 2021.02.20

서두르면 '사이'를 놓친다

서두르면 '사이'를 놓친다 서두르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단순하게 만듭니다. 흑인지 백인지, 옳은지 그른지, 달콤한지 쓴지, 두 가지 선택밖에 없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배움은 그 '사이'에 있습니다. 그 사람이 좋은지 싫은지 한순간에 정하기 전에 '사이'를 맛보면서 만나 봅시다. - 마쓰우라 야타로의《울고 싶은 그대에게》중에서 - * 단순한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서둘러 극단으로 단순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선악으로 구분되고, 사람 관계도 내 편 네 편으로 갈리기 쉽습니다. 사람과 사람, 극단과 극단의 '사이'에는 실로 광대한 공간이 존재합니다. 열린 마음, 열린 눈으로 보아야 보입니다. 넉넉한 여유와 조화가 그 안에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19

'일을 위한 건강'

'일을 위한 건강' 나에게는 일이 첫째고 목적이다. 늙으면 건강을 위한 건강에 사로잡히는 사람을 많이 본다. 건강이 목적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나는 신앙적 계기도 있어 '일을 위한 건강'이라는 책임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살아왔다. 50이 넘으면서 부터는 일이 첫째고, 일을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한 신체적 운동이 필요하며 정신적 휴식이 뒤따라야 한다. - 김형석의《행복 예습》중에서 - * 오로지 건강에만 집착하면 '건강을 위한 건강'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무엇을 위한 건강인지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방법을 꾸준히 열심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일도 더 많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일이 밀려와도 지치지 않습니다. 일을 겁..

고도원 편지 2021.02.18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암에 걸려 절망하고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상담할 때 처음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아이가 대학 잘 가고 남편 일이 잘 되었을 때라고 답합니다. 그럼 다시 "본인이 행복했던 적은 언제입니까?" 물어보면 대부분이 멍하게 대답을 잘 못합니다. - 임재양의《의사의 말 한 마디》중에서 - * 절박할수록 자책과 비탄이 앞섭니다. 지난 시간 행복했던 기억은 사라지고 아프고 힘들고 불행했던 시간만 생각납니다. 그러나 다시 잘 돌아보면 지난 시절 행복하지 않았던 시간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더욱 행복합니다. 그 생각 그 마음이면 암도 행복하게 달아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17

피곤해야 잠이 온다

피곤해야 잠이 온다 피곤해야 잠이 옵니다. 몸과 마음이 둘 다 피곤해야 좋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피곤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코카인이라는 마약은 우리를 피곤하지 않게 만듭니다. 사실은 우리의 몸이 아니라 뇌를 피곤하지 않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것에 중독된 사람은 밤새도록 떠들고 춤추고 술을 마셔도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피곤하지 않아서이고, 불면증의 치료는 피곤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천종길의《건강하고 즐거운 인생》중에서 - * 맞습니다. 피곤해야 잠이 잘 옵니다. 그러나 피곤하다고 무조건 잠이 잘 오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피곤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너무 늘어져도 잠을 못잡니다. 몸만 피곤하거나 마음만 피곤해도 안됩니다. 몸과 마음..

고도원 편지 2021.02.16

엄마가 먼저 보여줄게

엄마가 먼저 보여줄게 얘들아, 너희들은 무엇이든 될 수 있어. 그 꿈에 다가서기까지 무수히 많이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엄마가 먼저 보여줄게. 넘어져도 툭툭 털고 멋지게 일어나는 모습을. 어려운 것을 먼저 할 필요는 없다. 공부하기가 싫어지고 자신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 전윤희의《나는 공부하는 엄마다》중에서 - * 엄마가 보여주는 모습을 아이들은 그대로 따르고 닮아갑니다. 넘어지는 모습도,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는 모습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봅니다. 엄마는 먼저 보여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라. 그래서 생긴 자신감으로 더 어려운 것에 도전하라. 도전하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라. 너를 믿고 사랑한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15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내일 아침이 아니에요 지금이에요 바로 말해요 시간이 없어요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해가 지려고 해요 꽃이 지려고 해요 바람이 불고 있어요 새가 울어요 지금이에요 눈치 보지 말아요 - 나태주의 시집《사랑만이 남는다》에 실린 시〈바로 말해요〉중에서 - * 바람이 불 때 바람이 분다고 말해야 합니다. 바람이 지난 뒤에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함께 있을 때, 살아 있을 때 말해야 합니다. 나중으로 미루면 끝내 말 못하고 말 수가 있습니다. 새가 울면 새가 운다고, 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11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내일 아침이 아니에요 지금이에요 바로 말해요 시간이 없어요 사랑한다고 말해요 좋았다고 말해요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해가 지려고 해요 꽃이 지려고 해요 바람이 불고 있어요 새가 울어요 지금이에요 눈치 보지 말아요 - 나태주의 시집《사랑만이 남는다》에 실린 시〈바로 말해요〉중에서 - * 바람이 불 때 바람이 분다고 말해야 합니다. 바람이 지난 뒤에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함께 있을 때, 살아 있을 때 말해야 합니다. 나중으로 미루면 끝내 말 못하고 말 수가 있습니다. 새가 울면 새가 운다고, 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바로 말해요. 망설이지 말아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 편지 202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