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청소년 특집 | 좋아하는 마음

松竹/김철이 2025. 1. 3. 17:20

좋아하는 마음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의 설렘을 기 억하시나요? 그 사람의 눈빛이 향하는 곳에 나의 눈빛 도 향하게 되고, 그 사람이 스치듯 말한 한마디가 수 수께끼처럼 다가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아는지 궁금하고,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 대도 나를 좋아하는지 궁금하여 이런저런 방법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떠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 하는 일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행복을 경험하 는 일이기도 하고, 역시 생각지도 못할 만큼 큰 서운 함에 눈물짓는 일이기도 합니다.

 

크리스티앙 그르니에의 청소년 소설 《내 남자친구 이야기》와 《내 여자친구 이야기》에서는 이런 청소년 기 사랑의 과정이 사뿐사뿐 걸음을 걷듯 그려집니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는 잔느의 입장에서, 《내 여자친 구 이야기》는 피에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 다. “지난번에 했던 슈베르트 발표 말이야, 좋던데.” (《내 남자친구 이야기》, 25쪽)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잔느 가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인 피에르에게 말을 건 그날,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사실 피에르 입장에서 의 시작은 그보다 이전이긴 했습니다. 공원에서 노숙 자에게 해맑게 말을 거는 잔느를 본 순간부터 이미 피 에르는 잔느에게 반해버렸던 것이죠. 음악은 두 사람 을 이어주는 매개입니다. 지하실에서 돌아가신 아버 지가 남긴 악보와 녹음테이프를 우연히 발견한 잔느 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고, 피에르는 그런 잔 느를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피에르와 함께 아빠의 음악 세계를 배워가면서 잔느는 잃었던 아빠의 추억 을 되살릴 수 있었고, 피에르는 잔느를 기쁘게 해 주 기 위해 더더욱 열심히 피아노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 습니다. 이 둘에게 사랑은 서로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채워주는 선물 같은 것이었습니다.

 

십 대의 사랑은 조심스럽습니다. 동시에 거침이 없 습니다. 혹여나 상대방에게 내 진심이 잘못 전해질까 조바심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내 마음을 알아달라 외 치고 싶어 과감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 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청소년은 사랑하는 사람 과 나 사이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법을 배워 갑 니다. 상대와 내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가끔은 기다 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내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함께 성장하는 기쁨은 그 무엇보다 뿌듯 하다는 것을, 연애 기간 동안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건 어찌 보면 기적과 같습니다. 내 행복만큼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모든 청소년 에게 다정한 마음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