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종말을 준비하는 삶
송형석 그레고리오 신부님(칠보성당)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 면서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입니다.
전례력으로 봤을 때 이제 마지막 시기의 절정에 이르 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세상 끝 날에 왕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맞 이하기 위한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 씀은 마지막 시기, 즉 종말에 관하여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줍니다.
하나는 세상의 ‘끝’은 분명히 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끝’은 아무도 모르고 오직 하느님만이 아신 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끝’, 종말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종말론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날’이 언제 냐라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시한부 종말론은 지금 도 세상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1990년대에 모 집단 이 휴거설을 퍼트리며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 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자신들만이 마지막 날을 알고 있다며 사람들을 현혹합니다. 시한부 종말론을 외치는 이들의 속마음은 뻔합니다. 추종자들에게 위기의식, 불안감을 불어넣어 빠른 시간 내에 교세 확장과 재산 헌납을 통해 부를 축적하려 합니다. 이런 사이비에 빠 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주의 이야기를 하느님 말씀처 럼 받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종말론의 문제는 종말이 없다고 믿는 사람 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종말과 재림에 관심을 가지 지 않습니다. 성경 말씀에도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습 니다.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를 뿐, 예수님께서는 언젠가 오 실 것인데 전혀 준비를 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마지막으로 세상 마지막에 관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현세의 가치에만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특별히 종말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있더라도 먼 미래의 일로 여기며 지금 나와는 상관없다고 여기 거나 영원히 종말이 오지 않을 것처럼 세상의 가치에 만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그 끝도 있음 을 압니다. 창조가 있으면 종말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도 예수님의 재림과 그로 인한 세상의 종 말이 올 것을 분명히 알려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는 마지막 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종말을 준비하는 삶, 마지막을 준비하는 삶이란 힘들고 어려운 삶이 아닙니 다. 지금 이곳에서 나에게 주어진 사명대로 세상을 살 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하 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러기에 세상에서 하느님의 자녀 다운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종말을 준비하는 모습임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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