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이력서
松竹 김철이
세월아, 등 떠밀어
잰걸음 재촉 말아라.
너무 속히 달려 원성도 못 했는데
왜 거듭거듭 내 인생 등 뒤에서
날 떠밀까.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인생사라서
죽자고 살자고 욕심부려 돈 불려도
둘러메고 걸머지고 갈 길도 아닐 거라
죄다 털고 한세상을 살았더니
내 인생 이력서는 잔주름뿐이네
얼굴엔 온통 잔주름이 자리 잡고
전신에 노을이 피어올라도
마음엔 십팔 세 소년기라
시상은 탈 쓰고 광대 패로 되살아
어절씨구 춤추누나
나 얼마나 더 살아
입에 긴 막대 물고 새처럼 쪼아댈지
누구 하나 모를 일이지만
시심을 판소리 고수로 불러일으켜
천상 소리 꿈꿀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