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추억 앓이

松竹/김철이 2024. 10. 20. 18:05

추억 앓이

 

                       松竹 김철이

 

 

농촌도 아니었건만

춘삼월 호랑나비 춤사위 따라

악동들 겨울을 벗고

냇둑을 거슬러 졸졸거려 흘렀지

 

등골에 구슬땀 흘러도

한줄기 소나기에

황령산 계곡을 걸쳐 무지개 뜨니

동네 꼬마들 탄성 하늘을 찔렀네

 

오곡백과 무르익을 즘

개구쟁이 동심도 무르익어

볏줄기 하나씩 뽑아 들고

벼메뚜기 엮으러 논두렁 탔지

 

온돌방 자리끼 뼈가 생길 즘에

기와집 처마 끝에 고드름 문 발이 드리우고

손가락 색연필로 유리창 도화지에

성에꽃 곱게도 피웠네

 

인간미 절로 풍기는

그 시절로 되돌아갈 쥐구멍이라도 뒤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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