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
松竹 김철이
고즈넉한 산길 따라
허기진 산짐승 발걸음 후들후들 이어져도
괜찮아, 괜찮아
품어 달래는 아비의 큰마음 쟁인다.
야밤을 울던 소쩍새 떠난 그 자리
콩새 재롱잔치 한참이고
동백꽃 수선화 초연한 춤사위에
산맥은 길게 줄지어 뻗는다.
언제 풀릴 귀양살이인가.
기약 없는 연약 지루하기도 하련만
어름 사슬 온몸에 걸고
먼 데 눈길 둔 채 침묵만 지킨다.
진달래 개나리도 지고 없는데
서리꽃 눈꽃만은
계곡마다 빼곡히 늘어 피고
골골대던 계곡물 겨울잠 길게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