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겨울 산

松竹/김철이 2024. 11. 14. 13:31

겨울 산 

 

                    松竹 김철이

 

 

고즈넉한 산길 따라

허기진 산짐승 발걸음 후들후들 이어져도

괜찮아괜찮아

품어 달래는 아비의 큰마음 쟁인다.

 

야밤을 울던 소쩍새 떠난 그 자리

콩새 재롱잔치 한참이고

동백꽃 수선화 초연한 춤사위에

산맥은 길게 줄지어 뻗는다.

 

언제 풀릴 귀양살이인가.

기약 없는 연약 지루하기도 하련만

어름 사슬 온몸에 걸고

먼 데 눈길 둔 채 침묵만 지킨다.

 

진달래 개나리도 지고 없는데

서리꽃 눈꽃만은

계곡마다 빼곡히 늘어 피고

골골대던 계곡물 겨울잠 길게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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