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꽃 | 2024년 9월 순교자 성월 신앙 시

松竹/김철이 2024. 9. 2. 15:38

 

                      김철이 비안네

 

 

꽃잎도 줄기도 눈이 차지 않은

피꽃이

산천마다 고을마다 송이송이

소담스레 피었구나.

 

두 번 살 수 없는

한 생을 고스란히 다 바쳐

부나비처럼 한 몸 불사르니

하늘이 울고

땅이 곡하누나

 

살길은 지천이요

죽을 길은 외길인데

한순간 망설임 없이

죽음의 길로 찾아들었대

 

임 향한 참사랑이

잎 되고 줄기가 되어

드높고 드넓은 하늘 아래

뿌리도 깊게

흔들리지 않는 고목이 되었지

 

영영 시들지 않은

참사랑 씨앗으로 거듭나려

예습도 복습도 하나 없는 생애도

초개처럼 버리는구나.

 

무섭고도 두려운 길

한 송이 주바라기 된 채

홀연히 떠났으니

이들을 우러러 높여 불러

순교 성인 성녀라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