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松竹 김철이
언제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건지
나도 몰라
내 등을 밟고 간 걸음은
어느 사이 저만치 앞서가는데
아무리 따라 걸어도 제자리걸음이었지
들물, 날물, 들락거릴 때마다
이리로 저리로 흔들리다
간신히 뿌리 발 디뎠지
거센 물이 들어올 땐 출렁이는 물살에
아찔해서 차라리 눈을 꼭 감고 싶었지
왔다 갔다 송사리 떼
짓궂은 장난엔
귀찮아 화도 냈었지만,
등을 밟고 간 아픔도 잊고
이젠,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