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대서大暑

松竹/김철이 2024. 7. 18. 14:25

대서大暑 

 

                     松竹 김철이

 

 

장마 텃세 밀어낸 큰 더위

천지를 독차지한 채 위세를 드높이니

계곡마다 인생 꽃이 만개하고

강물마다 인파 더미 일렁였지

 

오락가락 장맛비 그치는 듯싶더니

한더위 온 누리 호령하듯

찜통더위 주야장천 부려갈 적에

풀 뜯는 염소 뿔 절로 녹더라

 

지루한 한여름 장맛비에

물은 흙으로 흐르고

흙은 물로 굳어갈 즘

풀은 곰삭아 반딧불로 핀다네

 

장마철 돌도 웃자란다더니

씨앗은 꽃으로 피고

꽃은 씨앗으로 굳어갈 적에

꽃대는 곰삭아 시절의 제물로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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