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松竹 김철이
천적을 피해 오는
새벽 갈매기 아직 울지도 않았건만
먼 길 떠나는 낭군을 배웅하듯
등댓불 밝혀 애정을 전한다.
밀물 썰물 성화가 하늘을 찌르고
사계절 계절풍이 물밑을 뒤집어 놓아도
바닷속 생명체 쓸어안고
젖 물려 키워가듯 모정을 베푼다.
천방지축 왜바람이 사시사철 물길을 뒤바꾸고
풍랑과 너울이 짝지어 몰려오나
얄미워도 다시 한번 보자는 듯
만물 지장 측은지심으로 올려다본다.
세상이 열두 번 더 바뀌어도
늘 그 모습 그 표정으로
그 자리 지켜가며
일 년 삼백육십오일 한결같은 물결로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