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消暑
松竹 김철이
한여름 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한가해진 농부들 제철 과일 깎아놓고
구슬땀 쉬엄쉬엄 식혀가며
미리 불러볼 풍년가에 여름 해가 짧구나
여름새 앞서 예고한 듯
무더위 폭우가 천방지축 극성이니
깊어진 농심 속 가슴앓이
소달구지 걸터앉아 논두렁을 내달리네
장맛비 웃자란 잡초 뽑기 분주할 적
헛바람 누리에 널뛰고
귀뚜라미 벽 속에 숨어 우니
보라매 잡새 꽁무니 쫄랑쫄랑 쫓아대지
작은 더위 커갈 적에
대자연 긴 수염 다듬어 너털웃음 키워가고
비 갠 후 무지개 뜨듯
피땀 쟁인 농심 속에 대풍의 무지개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