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소서消暑

松竹/김철이 2024. 7. 2. 14:00

소서消暑 

 

                     松竹 김철이

 

 

한여름 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한가해진 농부들 제철 과일 깎아놓고

구슬땀 쉬엄쉬엄 식혀가며

미리 불러볼 풍년가에 여름 해가 짧구나

 

여름새 앞서 예고한 듯

무더위 폭우가 천방지축 극성이니

깊어진 농심 속 가슴앓이

소달구지 걸터앉아 논두렁을 내달리네

 

장맛비 웃자란 잡초 뽑기 분주할 적

헛바람 누리에 널뛰고

귀뚜라미 벽 속에 숨어 우니

보라매 잡새 꽁무니 쫄랑쫄랑 쫓아대지

 

작은 더위 커갈 적에

대자연 긴 수염 다듬어 너털웃음 키워가고

비 갠 후 무지개 뜨듯

피땀 쟁인 농심 속에 대풍의 무지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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