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 김윤석 루카 신부님(성소국장)

松竹/김철이 2024. 4. 22. 10:30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김윤석 루카 신부님(성소국장)

 

 

오늘 성소 주일은 신 자 개개인의 성소를 생 각하는 것이 아니라, 특 별히 사제 성소, 수도 성소를 기억하고 기도 하는 날입니다. 하느님 께서 모든 사람을 하느 님의 뜻대로 부르신 것 을 성소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사제 와 수도자로 불러주시 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따르려는 사람들을 향한 날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기만 하 실 것이 아니라 강제로 시키시면 어떨까? 그럼 이 세상 이 하느님의 뜻대로 움직여 가지 않을까? 사람들의 뜻 을 존중하신다고 아담과 하와에게 선택권을 주시어 원 죄를 짓게 만드셨을까? 선악과를 만들지 않으셨으면 하 느님의 뜻대로 사람들은 낙원에서 편히 지내고 있지 않 았을까? 이런 의문들은 종종 신자들의 입을 통해, 때로 는 예비자들의 입을 통해 전달되기도 합니다. 그 질문 들에 대한 답은 하느님께서 강제로 시키시기만 하셨다 면 우리의 삶은 노예의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 가 강제로 시키고 그 강제된 삶을 억지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은 노예지 자유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 서는 우리를 불러 노예로 삼으시려는 것이 아니라 우 리가 자유롭게 하느님께 응답할 수 있도록 초대하시는 것이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 느님의 양들처럼 울타리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그 부 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 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 목소 리를 알아듣고,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 주님을 알아뵈올 때 우리는 하느님 아래 한 양 떼로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은 모든 이에게 주어 진 하느님의 부르심에 다 해당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선교사명을 이어가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하라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도 하지 만, 또한 우리 안에서 성소자들을 발견하고 그들이 응 답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오늘 특별히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위한 날이니, 사제 성소자들, 수도 성소자들이 주님의 부르심에 자 유로이 응답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십시오. 성소자들 을 위한 기도로써, 하느님의 목소리가 되어 자신의 성 소를 알아채지 못한 성소자들에게 응답을 권유하는 모 습으로써, 성소자들이 가는 길에 묵묵한 봉사로써, 사 제 성소자들, 수도 성소자들이 자신들을 부르시는 하 느님께 응답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십시오. “아버지께 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예 수님께서는 성부 하느님의 부르심에 목숨을 내놓는 응 답으로 자신의 사명을 다하셨습니다. 우리도 우리를 부르고 계신 주님의 부르심에 순순히 그리고 자유로이 응답하며, 성소자들이 주님의 부르심에 자유로이 자신 의 의지를 다하여 응답해 가는 길에 협력하는 부르심 에도 잘 응답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