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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草木)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4. 1. 21. 08:13

초목(草木)

 

                         松竹 김철이

 

 

드높은 하늘을 오르고파

위로만 솟는가,

사시사철 푸르고 고운

잎과 꽃을 피워도 줄기는 늘 허황한데

 

드넓은 벌판을 푸르러지고파

옆으로만 번지나,

계절 따라 시들고 피우는

짙은 환경 물들여 살련다.

 

바람 불고 비 올 적에

바람 한 점 막아줄 버팀목 없어도

한줄기 빗물 가려줄 우산이 없어도

시시때때로 피고 지는 것을

 

초목은 내일을 꿈꾸지 못한다.

모진 가뭄엔 타 죽고

지린 홍수 땐 뿌리째 뽑혀도

내일을 만들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