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23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jAa6_Qdl1qQ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반전’이라는 구성이 존재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전개되어 사람들의 짐작들을 한꺼번에 바꾸어 버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내용이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신선한 충격이나 깨달음을 얻게 되곤 합니다.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한 시메온과 함께 등장하는 한나라는 예언자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남편과의 일곱 해를 제외하고 그녀는 평생을 홀로 살며 하느님의 뜻 안에 머물러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녀 역시 삶의 마지막에 이른 시간에 한 아이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이 찾아왔음을 증언하게 됩니다. 성전에서 하느님의 구원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도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 안에서 일으키신 엄청난 반전이 새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성탄을 이미 아는 우리에게 주님의 성탄은 그 사실들로부터 의미를 발생시킵니다. 곧 주님이 하신 일이니 모두 의미가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주님이 마굿간에서 태어나셨기에 ‘가난’을 떠올리거나 ‘겸손’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심판하실 구세주가 세상에 오시는 것이 한 사람의 ‘탄생’과 관련될 것이라는 점에서부터 이 반전은 시작됩니다. 우리의 결과에 따른 심판을 말하는 우리인데 하느님은 우리의 시작에서부터 함께 하시며 우리의 모든 것을 당신 눈과 마음에 넣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선택이 ‘중심’이 아닌 ‘외곽’이라는 것이 또한 반전입니다. 모든 것을 중심에서 시작하고 소수의 강한 힘이나 가치 중심으로 생각하는 우리이기에 다수의 힘 없는 이들 사이로 주님이 오셨음이 또 반전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래아 나자렛으로 돌아가는 주님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것 또한 반전입니다. 주님은 중심이 아닌 지방에서 우리 안에 계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종일관 반전으로 구성된 예수님의 구원사건입니다. 그러나 진짜 이 사건의 반전은 주님이 아닌 우리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 믿고 있다라고 생각한 모든 것의 진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주님은 한결같으셨는데 말입니다.
0:00 오늘의 복음
1:26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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