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부초(浮草)

松竹/김철이 2021. 10. 9. 01:10

부초(浮草)

 

                     松竹 김철이   

 

 

어릿광대 혼령인가

세상 뭇인간 가슴에 사라질 흔적이여

노을이 곱다 한들

하루살이 날개인 걸

디딜방아 돈다 하여

어긋난 쳇바퀴 쉬 돌리지 마라

 

네 청춘 늙고 나면

춘삼월 씀바귀도 가엾다 동정하랴.

흘러간 저 강물도

돌아올 길 묘연하고

사월의 할미꽃 굽은 허리로 필 테지

 

잊지 말아라

널 지어내신

네 아버지 큰 은공을

입 있어도 말 못 하고

귀 있어도 못 들으며

눈 있어도 보지 못한 채 석 삼 년을 살았으니

이제라도 등창에 날개 달고

푸릇한 저 하늘 날아보려 마

 

네 사랑 지켜주실

네 어머니 푸른 모정으로

너의 빈 가슴 채워줄 영원함이

그곳에 두 손 펼쳐 기다릴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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