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이 말이 오늘날까지도 유다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1. 4. 5. 09:01

"이 말이 오늘날까지도 유다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주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팔일 축제입니다. 오늘 복음 속 우리는 주님의 부활과 주님 부활을 대하는 세상의 모습을 모두 보게 됩니다. 주님은 여인들에게 "평안하냐?"하고 물으시고, 제자들에게 갈릴래아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이야기를 전하십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만났던 그리고 처음 복음의 선포가 시작되었던 그곳에서 모든 것이 계속되리라는 이야기입니다.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어떤 이들은 부활이 완전히 새로운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변화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활은 예수님의 모든 것이 여전하며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곧 부활하신 예수님은 불사불멸의 전혀 다른 존재가 되셨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계시던 예수님이 되살아나셨다는 것, 그리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진리라는 것이 부활의 의미입니다. 

 

그런 반면 주님을 십자가 위로 들어올린 이들의 모습도 분주합니다. 수석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함께 모여 이 사건에 대해 내린 결론은 '완전히 흔적을 지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그들은 또 한 번 사람들의 소문을 이용합니다. 곧 예수님의 시신을 제자들이 훔쳐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완전히 돌아가신 것으로 만드는 것이 세상의 스승들의 계획이었고 복음은 그들의 의도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줍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부활을 부정하는 엇갈린 두 모습은 지금까지 우리 안에서도 계속됩니다. 하느님을 믿고 신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이들 안에서 벌어지는 완전히 다른 태도들이 놀랍기도 하지만 우리 안에는 예전 그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한 시도들도 존재합니다.

 

차라리 살아계시던 주님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 했던 이들의 시도에 쓴 웃음을 짓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그 생각을 출발로 한 또 다른 위험한 표현들이 넘쳐 납니다. 

 

어떻게 보면 세상 사람들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 세상의 시도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고 그리스도인조차도 그들의 의도에 여전히 많이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여전히 한 분이시고, 그분은 우리에게 오늘도 이렇게 인사하십니다. 

 

"평안하냐?"

 

괜찮은지를 물으시는 주님의 다정한 목소리와 모습. 원래의 그분을 느낀 이들이 부활의 증인들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그렇게 우리의 안부를 물으시고 우리를 지켜주시던 분입니다. 부활에서 전혀 다른 분을 찾는 이들은 그분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알던 그분이 맞으니까요. 우리를 사랑하시고 목숨을 걸만큼 우리를 좋아하시던 주님이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