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松竹 김철이
너른 게 세상이라
뭇 인간의 속물적 마음속을 가출한 존재들
허공 위 미라가 되어
묻힐 무덤도 찾지 못해
수 천 년의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어떤 모습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색깔도 향기도 오리무중
이 땅의 역사가 말해주듯
고목에 꽃이 피고
진흙에 집을 짓는
삽도 하나 없이 삶의 무덤을 판다.
갖은 욕심 주체할 수 없어
세상 탑돌이 날이 가고 세월이 흘러도
한 치도 못 되는 마음속 채우지 못해
돌아도
돌아도 끝이 없는 세상 쳇바퀴 돌린다.
물레방아 비 내리고 물 흐르면 절로 돌지만
인생 물레방아
소망의 끈을 잡고 늘어져야 겨우 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