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松竹 김철이
세상도 몰래 꽃씨 하나 심었지요
어떤 꽃을 피울지도 모르면서
마음의 뜰을 열어
꽃씨 하나 심었지요.
세월이 부단히 흘러
이다음 어느 계절에
이다음 어떤 향기로 남을는지
누구도 모르지만
그것은
그 시대 그 계절을 맞는
자들의 몫이기에
하나 남김없이 돌려주고파
내 숨 쉬는 이곳에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천만 송이 꽃으로 천만 가지 향기로
빈 가슴 만개(滿開)할
꽃씨 하나 심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