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天生) 그 삶의 향기를 따라서
松竹 김철이
가진 것 별로 없지만
해 뜨는 내일이 있기에
이 순간 삶이 힘겹게 하여도
동지섣달 눈밭에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오늘 주어진 몫이 천복(天福)이라 하겠네
속고 속이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하여도
더 갖고픈 욕망(慾望) 버린 지 오래이라
한 근도 채 못 되는 마음에
세상 제일의 황새 날개를 달더군
가난한 가문의 후손이라
유년(幼年) 시절 뜨거운 눈물 숱하게 흘렸건만
영혼보다 더 아끼고 사모하는 이 동행해 주니
고향 갈 발걸음 나비와 같더라
가져갈 것 하나 없는 이 세상
옷 한 벌 걸쳤으니
모래바람 판을 치는 광야(廣野)에 홀로 누워도
마음의 꽃불 절로 필 테지
불 꺼진 창가에 두견(杜鵑)새 슬피 울어도
먼 냇가 물안개 피기에
반딧불이 꽁지에 실 꼬리 달아
밤하늘 저 높이 찬란한 인생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