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천생(天生) 그 삶의 향기를 따라서

松竹/김철이 2020. 11. 21. 02:20

천생(天生) 그 삶의 향기를 따라서  

 

                                          松竹 김철이

 

 

가진 것 별로 없지만

해 뜨는 내일이 있기에

이 순간 삶이 힘겹게 하여도

동지섣달 눈밭에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오늘 주어진 몫이 천복(天福)이라 하겠네

 

속고 속이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하여도

더 갖고픈 욕망(慾望) 버린 지 오래이라

한 근도 채 못 되는 마음에

세상 제일의 황새 날개를 달더군

 

가난한 가문의 후손이라

유년(幼年) 시절 뜨거운 눈물 숱하게 흘렸건만

영혼보다 더 아끼고 사모하는 이 동행해 주니

고향 갈 발걸음 나비와 같더라

 

가져갈 것 하나 없는 이 세상

옷 한 벌 걸쳤으니

모래바람 판을 치는 광야(廣野)에 홀로 누워도

마음의 꽃불 절로 필 테지

 

불 꺼진 창가에 두견(杜鵑)새 슬피 울어도

먼 냇가 물안개 피기에

반딧불이 꽁지에 실 꼬리 달아

밤하늘 저 높이 찬란한 인생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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