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피맛골

松竹/김철이 2020. 10. 31. 02:20

피맛골 

 

                        松竹 김철이    

 

 

누구를 붙잡고 사정할까

이 절박한 심정

어디에 비하리

살점을 도려내는 이 아픔조차 외면하고 싶어라

 

지존하신 양반들 말발굽 소리를 피해

하나둘 숨어들어

막걸리 몇 되 빈대떡 몇 장에

서민들 육백 년 추억이 어울려 숨 쉬던 곳

이제 와 들여다보니

가슴에 피가 맺힌다.

 

몇 대에 걸쳐

순박한 행복 청춘이 꿈꾸며 살던 우리의 고향

모정 같은 손길로 늘 지켜줄 줄 알았는데

육백 년 정 뒤로 하고

헤어질 운명이 원망스럽더라

 

못 먹고 못 살던 시절들의 모습이나

지난 시절의 그림자

영영 오지 못할 구천 길 오른다니

가슴이 메 절로 조여 온다.

 

그 따스했던 손길

그 다정했던 마음

고등어 살타는 냄새로

온 국민 마음속에 영원불멸 머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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