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철새는 날아가고

松竹/김철이 2020. 10. 10. 02:00

철새는 날아가고

 

                         松竹 김철이     

 

 

초목들 잠이 들고

논두렁 허수아비 편히 쉬는데

노을이 곱게도 물든 서산마루

외로운 기러기 홀로 날더라

 

물보라 도도히 피는 건

아직도 여전한데

오염된 호숫가 먹이 찾던 청둥오리

옛 시절 그리워 눈물 없는 울음을 삼킨다.

 

가을로 가는 길이 멀기도 하구나

봄부터 이어지는 나그네 신세

허기진 굴뚝새

초가 굴뚝 구수한 된장 내음 군침을 삼키네

 

남의 덕에 사는 얌체족 뻐꾸기

종족 보존 위해

텃새 둥지 속 분신을 낳아놓고

꽁지가 빠지게 줄행랑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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