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
松竹 김철이
온 공일
새벽 댓바람
낚싯대 다래끼 양어깨 둘러메고
아버지 낚시를, 가신다.
부스스 눈 비비는
둘째 아들 머리 한 번 쓰다듬고
바늘구멍 황소바람 빠져나가듯
안방 문턱을 넘어서신다.
방문 틈 사이
몰래 숨어드는 동지섣달 찬바람에
자리끼 살얼음 얼고
아버지 잽싼 걸음
어느 사이 서릿발 성에 기둥을 돌아가신다.
월척의 이른 꿈
앞서 이루었는지 이루지 못했는지
알 순 없지만, 선친의 낚싯대
육십 년을 꿈결 해빙을 뚫어
세월의 무게에 눌러 드리워진 채
미끼 없는 낚싯줄
여태 입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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