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겨울 속의 봄/아람문학

松竹/김철이 2017. 12. 19. 14:41

겨울 속의 봄


                       松竹/김철이

 

세상이 미쳤나 보네

돈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갖은 사람들 욕심에 하나뿐인 정신을 빼앗기다 보니

고삐 메인 소도 아니고

엄중한 자연원리 사람들 뜻대로 이끌려 한다.

 

삼한사온(三溫)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자동차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뿜는 갖은 매연 영양분 삼아

잎보다 먼저 피는 개나리 노란 미소가

차량 물결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톨게이트 언저리

슬픈 듯 연노랑 우수로 피더라.

 

시절은 흘러야 원칙인데

오염된 똥물에 막혀 흐르지 못해 한이라도 맺혔을까

떠나갈 때를 놓쳤는지

성미 급한 나머지 잎보다 앞서 피었는지

온천천 산책로 벌거벗은 대지 위에

하얀 목련 서러워 피운단다.

 

아침나절 출근길에 무심코 고개 돌려보니

을씨년스럽게 흐트러진 아파트 화단 한 켠에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 핀 것인지

다가올 계절을 앞당겨 환영이라도 하는 것인지

연분홍 철쭉꽃 떼 지어 여린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