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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텃밭에 복의 씨앗을 심어라/잠시,뒤돌아 보며 제3집 한비문학회

松竹/김철이 2016. 11. 10. 16:17

삶의 텃밭에 복의 씨앗을 심어라

 

                                         김철이

 

 

 사람은 누구나 복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복이란 그저 받는 것이 아니라 삶의 텃밭에 복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의 열매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삶 밭에 복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른 농부가 같은 밭에 같이 씨앗을 심고 거름을 주어도 그 열매 맺음은 각자 차별이 나기 마련이다. 우선 어떤 마음으로 씨앗을 심고 어떤 정성을 들여서 가꾸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젊은 시절 친한 친구와 함께 친구의 고향인 경상북도 경산에서 열흘 동안 머물며 습작을 했었는데 포도산지로 유명한 그곳에서 농부가 포도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같은 땅에 같은 나무를 심고 같은 비료를 주고 함께 가꾸는데도 어떤 이가 심은 포도나무에서는 볼품없이 작은 열매가 열리고 어떤 이가 심은 포도나무에서는 알이 굵고 빛깔도 윤이 났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농부들에게 물어봤더니 포도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의 차이였다. 한 농부는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포도나무를 심기만 했지 정성 들여 돌보지 않았고 한 농부는 자식을 기르는 마음으로 포도나무를 기르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 돌보고 살갑게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불편한 데 없어?' '아픈 곳은 없고?'라고 두 농부의 눈빛과 마음가짐이 그렇게 서로 달랐다는 것이다. 

 같은 나눔과 베풂의 행위를 하였어도 그 마음가짐에 따라 복의 열매는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훌륭한 복의 열매가 보기만 하여도 탐스럽게 열리는가 하면 열리자마자 시드는 것에서 심지어는 독이 든 열매가 열릴 수도 있는 노릇이다. 복은 결코 거짓을 행하지 않고 사람이 사는 이 우주 법계 가운데 어느 한 곳도 복 밭 아닌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복 밭은 그렇게 천지로 늘려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넓고 넓은 복 밭에 복씨를 심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삶 터를 지나치는 모든 사람, 가깝게는 부모 형제부터 멀리는 보기 싫은 친구, 직장상사, 오래된 습관처럼 매일 아침 반복해서 접하는 거리의 모든 사람, 혹은 창밖으로 보이는 이 모든 사람, 모두가 우리의 소중한 복전(福田)이다. 이른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그 순간까지 내 앞을 스쳐 지나가는 이 모든 이들이 나의 복전임을 영혼 속에 아로새겨야 할 것이다. 

 누구나 온종일 자신이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내가 피부나 언어로 접하는 그 모든 사람에게 행하는 말 한마디, 행실 하나가 마음 일으켜 복 밭을 가꾸는 일들임을 매 순간 깨우쳐 나아가는 삶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 삶의 과정에서다. 아무런 계산 없이 내뱉는 따뜻한 말 한마디, 예사로 움직이는 행동 하나, 심장 속에서 우러나는 이 모든 분별심이 어느 것 하나 무심히 지나칠 수 없이 고스란히 나의 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어떤 이를 만나든 복을 짓는 마음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보육원이나 양로원 같은 불우시설에 일 년에 한두 번 찾아가 베푸는 것만이 복 짓는 일이 아니라 이 세상 그 어떤 사람도 소중한 나의 복전이 된다는 것이다. 선행하고자 마음을 열면서 어떻게 베풀지 어디에 베풀지 망설이는 이들처럼 어리석은 사람도 드물다는 것이다.


 내 앞의 가장 가까운 곳에 참으로 가장 소중한 복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복을 짓는 일은 가장 흔한 나의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 가운데 존재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이 모든 이들이 바로 내 마음의 신()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복을 지을 복의 씨앗을 마련해야 하는데 복의 씨앗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비롯해서 가장 가까운 곳에 베풂의 끈을 풀지 못하고 보육원 양로원 등 멀리 바라보며 다른 곳에만 베풀고자 한다면 자칫 거짓된 삶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참된 선행과 베풂은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까운 이들은 으레 만나는 이들이라 무심히 지나치면서도 애써 복을 지으려고 한다는 것이 우습다는 것이다. 하루 중 나의 모든 일상을 복의 향기로 채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밝은 영혼과 마음을 지니고, 맑은 언어를 사용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복의 씨앗을 심어간다면 그 사람 삶의 텃밭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복의 향기로 진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