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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과 칭찬은 같은 모태에서 태어난 형제/잠시,뒤돌아 보며 제3집 한비문학회

松竹/김철이 2016. 9. 19. 15:34

비난과 칭찬은 같은 모태에서 태어난 형제

 

                                                            김철이

 

 오감을 지닌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몇 번의 비난과 칭찬을 받을까… 남을 딛고 일어서야 자신의 존재를 내세울 수 있는 세상에서 하루를 살면서 숱한 사람과 몸소 부딪기며 생활해야 하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사람들은 비난과 칭찬을 번갈아 어깨동무하여 생활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비난의 화살은 애써 피하려 하면서 칭찬의 몰매는 앞다투어 맞으려 한다는 것이다. 비난에 관한 명언 중에 '비난이란 표적을 맞힐 때만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자신이 비난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그저 무시해 버리면 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의 뜻은 비난의 표적에 들지 말라는 것이고 비난받는 일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칭찬에 관한 명언 중에 '칭찬받았을 때 우쭐거리는 사람은 사실 칭찬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의 뜻은 칭찬을 받을 때일수록 겸손한 태도로 머리를 조아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비난과 칭찬의 정체성을 심충 구성해 보기로 하자

 

 먼저 어떤 일을 해결해 나가던 중에 대립의 불씨가 일어 상대방에게 비난의 소리를 들을 때 곧바로 맞받아 대꾸하지 말고 다만 그 마음을 깊은 산 속 맑디맑은 옹달샘 물속에 투명하게 드러난 얼굴을 비춰보듯 조용히 비추어 보라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분노와 원망의 소리 없는 소리를 분별없이 바라보라는 것이다. 만약 분노하여 그들을 해치거나 맞받아쳐 함께 욕을 하고 헐뜯는다면 상대에게 지는 것이고 그 일에 대해서는 영원한 패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묵언을 지키고 마음의 빛을 안으로 거두어 속 뜰의 울림을 비추어 볼 수 있다면 상대에게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승리하는 것이고 영원한 승자가 되는 것이다.

 비난이나 충고를 할 때는 대중 앞에서 하고 칭찬을 할 때는 단둘이 있을 때 하라는 우리나라 속언도 있듯이 상대가 칭찬할 때도 마찬가지로 가만히 올라오는 기쁜 마음과 인간 본연의 바탕에서 부추기는 우월함, 마치 자신의 능력이 세상 최고라서 만인에게 칭찬을 받게 되었고 이 세상에서 자신만큼 지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자가 없다는 듯이 우쭐한 마음을 거울에 겉모습을 비춰보듯 있는 그대로 비추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칭찬에 마음이 들떠 있음을 가만히 지켜보라. 그렇지 못하고 칭찬에 휘둘려 들떠 있게 된다면 똑같이 비난에 휘둘리는 것처럼 상대에게는 물론, 나 자신에게도 지는 것이기에 영원한 패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옛 선비들은 칭찬을 들었을 때는 마음속의 악귀가 정신을 흔들어 놓으려고 못된 수작을 걸어오는 것이라 하여 자신의 귀를 맑은 물에 씻어버렸다고 하며 자신에게 비난이나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는 자를 최고의 스승으로 가슴속에 모시고 살아생전 평생을 동문수학했다고 하는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옛 선조들보다 배움의 혜택도 더 많이 누리고 있고 전 세계 너른 문화도 더 많이 접하고 있으나 칭찬과 비난의 바른 정체성조차 똑바로 새기지 못하고 누군가 아부성 섞인 칭찬 한마디 해줄 양이면 거기에 혹하여 정신마저 혼미해지는가 하면 철부지 아이가 바람결에 스쳐 지나가는 말투로 한마디 비난을 내뱉어놓을 양이면 죽일 놈 살릴 놈 하며 어떻게 해서든 그 비난을 모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현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칭찬과 비난은 같은 모태에서 태어난 한 형제이며 여러 갈래 가지와 줄기로 뻗어 나아갈 한 뿌리라서 그 어떤 칭찬에도 휘둘리지 않아야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