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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후회/잠시,뒤돌아 보며 2 월간 한비문학

松竹/김철이 2015. 6. 17. 14:32

여섯 가지 후회


 사람은 누구나 저승 갈 날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살아낸 일생을 회고하며 세 가지 인생 후회를 한다고 하는데, 첫째는, 제때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이건 부유하게 살았던 사람이건 죽을 때가 되면 죄다 "좀 더 베풀면서 살 수 있었는데" 평생을 허송세월하며 이렇게 긁어모아 움켜쥐어 봐도 별것 아니었는데 왜 좀 더 나누지 못하고 베풀지 못하며 행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참 어리석게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라 가장 큰 걸림돌의 후회로 남는다고 한다. 둘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인데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왜 쓸데없는 말을 하고, 쓸데없는 행동을 했을까? 하고 후회의 선로를 깐다고 한다. 당시에는 내가 옳았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좀 더 참을 수 있었고,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생각했었더라면 내 인생이 좀 달라졌을 텐데 참지 못해서 일을 그르친 것이 후회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인데 왜 그렇게 빡빡하고 재미없게 살았던 것일까? 왜 그렇게 짜증스럽고 힘겨우며 어리석게 살았던 것일까? 얼마든지 기쁘고 즐겁게 살 수도 있었는데 라며 복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뼈저리게 후회하며 그러한 자신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살았던 삶에 대해서 생의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한다고 한다.

 

 사람은 너, 나 없이 자기 잘난 맛에 살아냈던 어둔한 후회를 하는데 첫째, 상대방의 의견이나 주장을 좀 더 잘 들어주지 못하고 대개 자신의 단견과 고집대로 밀고 나간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라고 걸어온 인생고개를 다시 되돌아 넘어본다. 가족 간에서 그랬고 친구사이나 이웃 사이에서도 그런 일이 자주 있었던 것 같다. 내 생각이나 주장이 더욱 옳고 타당하다고 과신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잘되는 길이라고 속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 둘째, 친구나 센터 동료, 육십 년 인생의 선후배들에게 좀 더 배려하고 좀 더 많이 베풀었으면 좋았을 걸 그런 후회가 들 때도 있다. 짧지 않은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육십 년 인생고개에서 만나고 헤어졌던 친구, 동료, 선후배 등 주변 고마운 분들의 따듯한 사랑과 과분한 도움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과연 나는 그분들을 위해 얼마나 배려했고 그분들의 고마운 마음에 얼마나 보답하며 살아왔던가 되돌아보니 무척 소홀히 대해 왔다는 후회가 든다. 셋째, 매사를 처리하고 해결하면서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평한 태도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가 앞서 나아간다. 나 나름대로 잘 산다고 노력해왔지만, 혹시 혈연, 지연, 이웃은 물론 자신의 이해관계를 계산해서 나에게 유리한 입장에서 판단하고 처신한 적은 없었는지 묻는다면 솔직히 '나는 결코 그런 적이 없었다.' 라고 단정 지어 말할 자신이 없다.

 

 이제 2013년 계사년 뱀띠 해의 꼬리를 깔고 앉아 나름대로 한 해 상상의 회고록을 써보는 이즈음, 저만치서 한 해의 민생을 등에 태운 채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 나아갈 2014년 갑오년 말띠 해의 힘겨운 말 울음소리가 애잔히 들리는 듯하다. 매년 이만 때면 몇 장 남지 않은 캘린더 장수를 헤아리며 힘겨운 한 해를 살아온 만큼 살아온 일 년의 보금자리에 여섯 가지 후회도 없지 않아 있을 터, 나 역시 같은 처지에 놓이지 않았다고 쉽게 부정하지 못하기에 내년 이맘때 이 자리에 앉아 일 년여 동안 나의 힘겨운 삶을 등에 태워 달려나간 갑오년 말의 울음을 들으며 여섯 가지 후회를 헤아리고 있을까 두려워 얼마 남지 않은 계사년 뱀의 꼬리를 야무지게 움켜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