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하동포구

松竹/김철이 2013. 1. 22. 15:43

 

하동포구

 

                          - 松竹 / 김철이 - 

 

강나루 언덕배기 우거진 갈대

하늬바람 장단 맞춰 춤추던 꽃 물결

물길 따라 흐르던 뱃사공 뱃노래는 흔적이 없는데

괴물 같은 자동차 일렬종대 행렬은 줄을 잇누나

 

물새들 알을 품는 옛고향 나루터

사라진 그 시절

멈춰진 걸음마다 슬픈 사연이 가슴에 저며 들고

아는 듯 모르는 듯

물 방석 깔고 앉은 해오라기 고개 돌려 외면하네

 

여인네 잘록한 허리를 닮은

팔십 리 하동포구 절경을 보노라니

굽이굽이 흐르던 물살 따라 거닐던

그 옛날 옛 임이 그립구나

 

갖은 애환 가슴에 묻고

유장히 흐르던 물길마저 잠시 머문 그곳,

임을 잃은 삿대의 슬픔조차 모르면서

돛대는 외로운데

손님 없는 나루터 주막엔 사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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