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포구
- 松竹 / 김철이 -
강나루 언덕배기 우거진 갈대
하늬바람 장단 맞춰 춤추던 꽃 물결
물길 따라 흐르던 뱃사공 뱃노래는 흔적이 없는데
괴물 같은 자동차 일렬종대 행렬은 줄을 잇누나
물새들 알을 품는 옛고향 나루터
사라진 그 시절
멈춰진 걸음마다 슬픈 사연이 가슴에 저며 들고
아는 듯 모르는 듯
물 방석 깔고 앉은 해오라기 고개 돌려 외면하네
여인네 잘록한 허리를 닮은
팔십 리 하동포구 절경을 보노라니
굽이굽이 흐르던 물살 따라 거닐던
그 옛날 옛 임이 그립구나
갖은 애환 가슴에 묻고
유장히 흐르던 물길마저 잠시 머문 그곳,
임을 잃은 삿대의 슬픔조차 모르면서
돛대는 외로운데
손님 없는 나루터 주막엔 사공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