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초대

松竹/김철이 2013. 1. 17. 11:36

초대

 

                         - 松竹 / 김철이 - 

 

죽음의 땅이라도 되는지

소복을 차려입는 꽃들은

허공을 차며

꽃잎마다 한을 적어 내린다

 

언제쯤 시작됐을까…

춘삼월 고운 사연

시절을 초대한 화신은

빈 나무 걸터앉아 거들먹거린다

 

그 누가 불러들인 것인지

이 계절 노리는 불청객

호시탐탐 문밖을 서성이다

한 방 일침을 가한다

 

시절의 노숙자 허수아비

논두렁 두렁마다 알곡이 가득하나

피죽 한 그릇 구경 못 한 듯

절로 눈이 풀려 멍하니 허공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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