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 松竹 / 김철이 -
아무리 봐도 노숙자 신세
황금 가을 들녘에
알곡이 수없이 늘려 있어도
내 것이 아니니 눈길조차 주지 말자
삼강오륜 허물어져
폐허가 된 지 오래인데
영영 흐르지 못할 욕심의 강물은
시시때때로 범람하니
날이 가고 달이 가듯
먼 훗날 내 갈 길에 먹구름 진탕이고
노을진 저 산마루
기러기 절로 울더란다.
노새야 가자꾸나
저 고개 넘어가면
갖은 욕심 잠재우는
편안 안식 있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