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松竹 / 김철이 -
죽음의 땅이라도 되는지
소복을 차려입는 꽃들은
허공을 차며
꽃잎마다 한을 적어 내린다
언제쯤 시작됐을까…
춘삼월 고운 사연
시절을 초대한 화신은
빈 나무 걸터앉아 거들먹거린다
그 누가 불러들인 것인지
이 계절 노리는 불청객
호시탐탐 문밖을 서성이다
한 방 일침을 가한다
시절의 노숙자 허수아비
논두렁 두렁마다 알곡이 가득하나
피죽 한 그릇 구경 못 한 듯
절로 눈이 풀려 멍하니 허공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