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소리
- 松竹 / 김철이 -
한 시절 희롱했던 매미 소리
아직 가지에 머무는데
비어갈 나뭇가지
때 이른 귀뚜리 울음 홀로 걸치누나
푸른 나뭇잎
아직도 무성한데
이별할 아쉬움이 세월의 나이테 되어
뭇 생명 살점에 점여든다
열대아 열정은 식을 줄 모르고
여름밤의 흡혈귀 모기의 극성은
피를 찾아 헤매는데
동강의 바람은 절로 서럽다
계절의 화려함이 곧 펼쳐질 터
떠나갈 사연은 낙엽에 적어놓고
찾아올 사연은 가슴에 새기려 하니
들녘에 놀던 바람 품속으로 달겨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