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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松竹 / 김철이 -
삼복더위 싫어서일까…
세상 많은 여름을 피해
세 계절 수많은 하늘을 날다
동장군 허세도 더 높을
동지섣달 가슴 시린 하늘을 즐겨 난다.
나이를 얼마나 많이 먹었으면 백발인가…
목에는 붉은 목도리 작게 두르고
머리엔 등홍색 베레모 눌러 쓴 채
몸에는 흰색 코트 곱게 차려입고서
부리 굽은 겨울 나그네 보기도 추운 노래를 짓는다.
살기 좋은 삼천리금수강산 찾느라 얼마나 애태웠나…
하얗게 얼어버린 가슴이 되어
천적이라도 나타날까 귀 부위 적색으로 치장하여
적갈색 짧은 다리도 우습게
온 겨울 회흑색 날개를 편다.
부부간 애정도 깊어
자손 번식할 쯤 암수 한 몸이 되어 날다가
추운 한 시절 갯가를 활강하는 무리가 되어
홍학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살더니
온 갯강 처량한 울음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