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겨울 애상

松竹/김철이 2009. 2. 1. 01:40

♥ 겨울 애상 ♥ - 松竹 / 김철이 - 흰 눈 내려 고운 날 털옷 입은 부엉이 쉰 목소리 곱게 다듬어 걸맞지 않은 낮의 애창 가를 불러 되지만 때 잃어 고향 찾지 못한 철새는 눈물이 나도록 새하얀 눈 위에 시린 발자국을 새긴다. 부평초처럼 덧없이 흘러가 버린 세월에 대한 그리움인가… 이미 황갈색으로 퇴색해 참모습조차 찾을 길 없는 낙엽에 맺은 애잔한 정 잊지 못해 옷 뺏긴 가지는 불어올 잔바람에도 오금이 저리는데 제철 맞은 싸락눈은 한도 없이 재잘거린다. 어디서 왔을까… 초대하지 않아도 때 잊지않고 찾아와 너른 벌판 떨고 섰는 뿌리깊은 나무들 가슴마다 소식도 없이 파고드는 찬서리 허세는 높아만 가는데 한 해 가을 즐기던 귀뚜리 한탄 섞인 한숨은 하늘을 찌른다. 몇 달 며칠 빌어오던 어느 님의 기원인가… 또 다른 한 시절을 준비하며 논두렁 태우는 농부들 불길은 길잡이도 없이 하늘로 치솟는데 주인의 손길을 떠난 토양은 땅속 깊이 잠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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