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 松竹/김철이 -
어느 해 여름
홀연히 내게로 다가왔다.
어느 해 가을
홀연히 내게서 떠나버린
그녀는
한 마리 조용한 사슴이었다기보다
한 마리 외로운 학이었습니다.
그녀는
한 송이 화려한 금잔화였다기보다
한 송이 소박한 제비꽃이었습니다.
유난히도 회색 레인코트가
잘 어울렸던 그녀
유난히도 빨간 체크셔츠가
잘 어울렸던 그녀
세월은 가고
그녀도 가고 없으나
내 기억 한 귀퉁이에서
아직 청초한 한 소녀로 영원히 남아있는 그녀는
그리 화려하지 않은
한 마리 학이었습니다.
그리 아름답지 않은
한 송이 제비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