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102

밤 설화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밤 설화 松竹 김철이 어젯밤 뭘 했는지 상현달 먹구름 새로 온밤을 졸고 허접한 닭장 햇병아리 덩달아 조는데 임 잃은 야화 서글피 피더라 그믐을 향한 하현달 걸음은 조급하기만 하고 풀벌레 사계절 정형시를 읊는데 삽살개 괜스레 별 보고 짖누나 쌓은 둥 만 둥 허술한 돌담 월장을 하듯 보름달 흙먼지도 잠든 집안을 엿보는데 소쩍새 울음 징검다리를 놓는다. 초승달 밤의 문을 열면 잔별은 밤마실 할 궁리를 하고 서리꽃 쪽창에 피는데 밤이슬 응달 풀잎을 촉촉이 적시네

개인♡시집 2023.04.30

끈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끈 松竹 김철이 세상은 내게 물었지. 넌 먼 훗날 자라서 뭐 될래? 고사리손 움켜쥐고 다짐했네 글 꾼이 되겠다고 몽당연필 쥐고 내 차가운 가슴에 자문자답했었네 입 있어도 말 못 하고 귀 있어도 말 못 듣는 입 대고 귀 되리라고 한 글자 두 글자 원고지 한 칸 두 칸 메우며 세상을 담고 세월을 담아 내 인생 끈을 묶었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공짜 나이 허겁지겁 먹다 보니 인생 칠십 코앞이라 노을 진 인생 고개 허둥지둥 내려갈 끈이나 잡으련다.

작품 발표작 2023.04.23

끈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끈 松竹 김철이 세상은 내게 물었지. 넌 먼 훗날 자라서 뭐 될래? 고사리손 움켜쥐고 다짐했네 글 꾼이 되겠다고 몽당연필 쥐고 내 차가운 가슴에 자문자답했었네 입 있어도 말 못 하고 귀 있어도 말 못 듣는 입 대고 귀 되리라고 한 글자 두 글자 원고지 한 칸 두 칸 메우며 세상을 담고 세월을 담아 내 인생 끈을 묶었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공짜 나이 허겁지겁 먹다 보니 인생 칠십 코앞이라 노을 진 인생 고개 허둥지둥 내려갈 끈이나 잡으련다.

개인♡시집 2023.04.23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 松竹 김철이 물도 흐르고 세월도 흘러 로켓 타고 우주여행 할 참인데 눈에도 들지 않는 병마 손에 이끌려서 만물 영장 인간사가 말이 아니네 도회지 전깃줄에 참새 떼가 늘려 앉아 끼리끼리 숙덕거렸지 살다 살다 허공 나는 새 마스크 쓰고 날 세상 올 줄이야. 허풍만 펑펑 너 잘 났으면 나 잘 났지, 내기라도 할 심산가 세계 공동운명체 허울도 좋더니만 하루살이 공동체로 전락한 지 오래지 세상 소풍 살이 정주고 마음 주며 살다 오라 하셨는데 이기심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니 벌주고 회초리 쳐서 나무란 듯싶구려.

작품 발표작 2023.04.16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 松竹 김철이 물도 흐르고 세월도 흘러 로켓 타고 우주여행 할 참인데 눈에도 들지 않는 병마 손에 이끌려서 만물 영장 인간사가 말이 아니네 도회지 전깃줄에 참새 떼가 늘려 앉아 끼리끼리 숙덕거렸지 살다 살다 허공 나는 새 마스크 쓰고 날 세상 올 줄이야. 허풍만 펑펑 너 잘 났으면 나 잘 났지, 내기라도 할 심산가 세계 공동운명체 허울도 좋더니만 하루살이 공동체로 전락한 지 오래지 세상 소풍 살이 정주고 마음 주며 살다 오라 하셨는데 이기심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니 벌주고 회초리 쳐서 나무란 듯싶구려.

개인♡시집 2023.04.16

범죄자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범죄자 松竹 김철이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범죄자 절도범인지 정치범인지 통 알 수가 없네 코도 삐뚤고 입도 삐뚤고 마음도 삐뚤게 생겼을까, 마스크 속 참모습 볼 수 없구나 산새인지 들새인지 구분 못 하고 민물고기인지 바닷고기인지 구분 못 할 시국이다 아침 출근길 배웅한 가족도 저녁 퇴근길 맞이할 타인이라 오늘도 우리는 코미디 같은 세상을 왜 사누

작품 발표작 2023.04.09

범죄자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범죄자 松竹 김철이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모두 범죄자 절도범인지 정치범인지 통 알 수가 없네 코도 삐뚤고 입도 삐뚤고 마음도 삐뚤게 생겼을까, 마스크 속 참모습 볼 수 없구나 산새인지 들새인지 구분 못 하고 민물고기인지 바닷고기인지 구분 못 할 시국이다 아침 출근길 배웅한 가족도 저녁 퇴근길 맞이할 타인이라 오늘도 우리는 코미디 같은 세상을 왜 사누

개인♡시집 2023.04.09

시간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시간 松竹 김철이 피곤도 하련만 지칠 줄 모르는 달음질 길고 짧은 인생살이 인생 지표를 등에 업고 달린다. 길고 짧은 두 다리 균형도 맞지 않을 텐데 가난함과 부유함을 가리키듯 불철주야 잠시도 쉼이 없다. 쉼 없는 그대 걸음이 시기와 질투의 걸음, 분노와 배척의 걸음이라면 차라리 고장 난 시계로 편히 쉬려 마 그가 가는 곳 다툼이 있고 화해가 있으니 미움도 있고 사랑도 있으리니 미움 털 빼내고 사랑 털 심어주길

작품 발표작 2023.04.02

시간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시간 松竹 김철이 피곤도 하련만 지칠 줄 모르는 달음질 길고 짧은 인생살이 인생 지표를 등에 업고 달린다. 길고 짧은 두 다리 균형도 맞지 않을 텐데 가난함과 부유함을 가리키듯 불철주야 잠시도 쉼이 없다. 쉼 없는 그대 걸음이 시기와 질투의 걸음, 분노와 배척의 걸음이라면 차라리 고장 난 시계로 편히 쉬려 마 그가 가는 곳 다툼이 있고 화해가 있으니 미움도 있고 사랑도 있으리니 미움 털 빼내고 사랑 털 심어주길

개인♡시집 2023.04.02

소쩍새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소쩍새 松竹 김철이 밤이 깊으면 새는 낯선 울음으로 밤과 새벽 이랑마다 다리를 놓는다 야밤 돌풍 소용돌이에도 무너지지 않는 소리의 다리 제 새끼들 그 다리 건너 고목 둥지로 간다. 행여 다리가 끊어질까 봐 홀어미 새는 소쩍소쩍 울음 징검 돌다리 연이어 촘촘히도 놓는다 고랑 깊은 봄 야밤 슬하 새끼 걱정이 깊어 장작불 가마솥에 쑥떡을 얹혀놓은 듯이 목이 메고 목이 쉬더라

작품 발표작 2023.03.26

소쩍새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소쩍새 松竹 김철이 밤이 깊으면 새는 낯선 울음으로 밤과 새벽 이랑마다 다리를 놓는다 야밤 돌풍 소용돌이에도 무너지지 않는 소리의 다리 제 새끼들 그 다리 건너 고목 둥지로 간다. 행여 다리가 끊어질까 봐 홀어미 새는 소쩍소쩍 울음 징검 돌다리 연이어 촘촘히도 놓는다 고랑 깊은 봄 야밤 슬하 새끼 걱정이 깊어 장작불 가마솥에 쑥떡을 얹혀놓은 듯이 목이 메고 목이 쉬더라

개인♡시집 2023.03.26

감정(感情)|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감정(感情) 松竹 김철이 나 좋으면 다 좋은 거지 뭐 부모님 물려주신 교훈으로 한평생 살았는데 무형의 악이 이빨을 드러내니 대처 방도는 뻔한 것 세상살이 고달프다 남 탓할 궁리 하지 말고 무릉도원(武陵桃源) 도를 닦아 신선놀음 즐겨 삼세 오늘도 하루살이 내일도 하루친데 인생살이 고달프다 말만 말고 뒤 한번 돌아보소 배부른 자 간 곳 없고 배곤 자만 지천이지 모레도 백 년 살이 글피도 백 년 살이 넓혀갈 생각 말고 배곯은 자 밥 한술 얹어주어 내세(來世) 복덕(福德) 쌓다 감세

작품 발표작 2023.03.19

감정(感情)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감정(感情) 松竹 김철이 나 좋으면 다 좋은 거지 뭐 부모님 물려주신 교훈으로 한평생 살았는데 무형의 악이 이빨을 드러내니 대처 방도는 뻔한 것 세상살이 고달프다 남 탓할 궁리 하지 말고 무릉도원(武陵桃源) 도를 닦아 신선놀음 즐겨 삼세 오늘도 하루살이 내일도 하루친데 인생살이 고달프다 말만 말고 뒤 한번 돌아보소 배부른 자 간 곳 없고 배곤 자만 지천이지 모레도 백 년 살이 글피도 백 년 살이 넓혀갈 생각 말고 배곯은 자 밥 한술 얹어주어 내세(來世) 복덕(福德) 쌓다 감세

개인♡시집 2023.03.19

인륜(人倫)|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인륜(人倫) 松竹 김철이 인간사 만남이란 모두가 남남이고 낯설긴 마찬가지 초면 부지 인연의 실 드높은 창공 아스라이 차고 오를 구면의 연실로 성화시켜 세상을 탄다. 윗사람 아랫사람 서로 아껴주고 도와가니 세상은 은혜를 베풀어 마음 큰 부자로 살게 하더라 세상천지 인간 천지 나라님 신하를 믿고 신하는 나라님을 따르는 게 도린데 욕심보 불려가면 하늘도 노하사 사금파리 된단다. 세월도 흐르고 강물도 흐르지만 마땅히 흘러선 안 될 건 세상 뭇 인간사 도리의 강일세

작품 발표작 2023.03.12

인륜(人倫)_제 4시집 삶의 고해 중에서

인륜(人倫) 松竹 김철이 인간사 만남이란 모두가 남남이고 낯설긴 마찬가지 초면 부지 인연의 실 드높은 창공 아스라이 차고 오를 구면의 연실로 성화시켜 세상을 탄다. 윗사람 아랫사람 서로 아껴주고 도와가니 세상은 은혜를 베풀어 마음 큰 부자로 살게 하더라 세상천지 인간 천지 나라님 신하를 믿고 신하는 나라님을 따르는 게 도린데 욕심보 불려가면 하늘도 노하사 사금파리 된단다. 세월도 흐르고 강물도 흐르지만 마땅히 흘러선 안 될 건 세상 뭇 인간사 도리의 강일세

개인♡시집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