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설화 松竹 김철이 어젯밤 뭘 했는지 상현달 먹구름 새로 온밤을 졸고 허접한 닭장 햇병아리 덩달아 조는데 임 잃은 야화 서글피 피더라 그믐을 향한 하현달 걸음은 조급하기만 하고 풀벌레 사계절 정형시를 읊는데 삽살개 괜스레 별 보고 짖누나 쌓은 둥 만 둥 허술한 돌담 월장을 하듯 보름달 흙먼지도 잠든 집안을 엿보는데 소쩍새 울음 징검다리를 놓는다. 초승달 밤의 문을 열면 잔별은 밤마실 할 궁리를 하고 서리꽃 쪽창에 피는데 밤이슬 응달 풀잎을 촉촉이 적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