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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18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11. 18. 07:54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11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C7yziQrfsAY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사람들은 시간에 비례하여 고정되는 이미지를 가지기 쉽습니다. 반복된 행동과 말투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의 다음 행동과 말을 짐작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이미지는 물론 가치까지 고정하는 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그런 비슷하고 똑같은 행동과 말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른 상황에 놓이게 마련이고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을 짐작하는 것은 옳은 태도는 아닙니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우리 눈에 보이는 길가의 한 거지가 있습니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하고 항상 그 길에서 사람들을 향해 구걸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사람들 중 누구도 그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가 있는 길 가까이 주님이 지나가십니다. 놀라운 능력을 지니신 예수님은 길가의 이 눈먼거지와 같은 사람을 구해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듯 생각합니다. 당연히 주님이 그의 눈을 뜨게 해 주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뻔하기만 한 그의 소망은 우리의 예상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가 눈을 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도 백성들도 하느님을 찬미한 것으로 이야기는 맺어집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이미 예상한 것에 비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화가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주님께 청한 ‘자비’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의 입에서 당연한 소원이 나올 때 그것은 주님의 말씀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예수님은 당신 앞으로 온 그에게 질문하십니다. 누구나 당연히 그의 가장 큰 약점인 ‘눈’을 고쳐주실 것을 예상하지만 예수님은 그에게 직접 원하는 것을 물으십니다. 그의 대답 역시 우리의 예상대로지만 그와 주님이 나눈 이 말 속에 들어 있는 ‘다시’라는 단어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청하고, 주님은 “다시 보아라.”라고 대답하십니다. 그가 바란 것은 눈만 뜨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고 살던 그 세상과 삶을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뻔하다’라고 생각한 이야기는 같은 결론이어도 결코 뻔할 수 없는 사실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참으로 ‘착한’ 분이십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3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