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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02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4. 10. 23. 08:08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102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HMsqnjKBZyo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누군가는 신앙을 말할 때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시고 보여주신 모범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삶이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틀리지 않은 표현이지만 동시에 그 내용이 마치 ‘의무’을 강요당하고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구원’을 기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바짝 마른 장작처럼 힘든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구원에 대해 열망하는 것은 좋지만 그 내용이 마치 하느님을 무서운 심판자로 대하는 것과 쌍벽을 이루는 ‘어지러운 신앙’이 그려집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과 달리 하느님을 아는 이들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집사’와 같은 사람들이 된다는 뜻인데, 그들에게는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어야 할’ 의무가 주어집니다. 그것은 주인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돌보라는 이야기이고, 이 집사는 그런 주인에게서 의무만이 아니라 그 주인의 마음까지 전해 받은 것입니다. 집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주인의 마음과 입장을 이해하고 종들을 주인만큼 사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집사가 돌변하여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한 듯 산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그런 모습으로 먹을 것을 주면서 생색을 내고 차별을 할 것이 분명한데 그렇게 당하는 종들에게 집사는 주인을 어떻게 표현하게 될까요? 연결해서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그렇다고 주인이 바뀔 리는 없으니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 집사는 왜 달라졌을까요? 그것은 ‘자신’이 가장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사명을 준 주인을 잊어버리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주인은 아랑곳없이 자신에게 맡겨진 몫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고 권한을 절대적인 것으로 둔갑하여 종들을 마음껏 부리고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붓습니다. 그리고 주인에 대해서는 적어도 ‘자신 보다는’ 무서운 분으로 둔갑시키게 됩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고 또 한 번 시작되면 좀처럼 그치기 어려운 이 수렁에 우리가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맞으면 좀 ‘많이’ 맞을 게 뻔하니까요.


0:00  오늘의 복음
2:09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