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821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bXpaVbrkWFI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세상 사람들의 삶을 보면 똑같은 것도, 또 한결같은 것도 없는 듯 보입니다. 모든 생명이 각각 다르고 또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같아 보이는 것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이런 차이들을 압니다. 그런데 이런 차이는 곧잘 어떤 이유로든 질서라는 이름의 순서가 매겨지기도 하고 가치를 매겨지곤 합니다. 이런 모습은 하느님과 하늘나라를 이해할 때도 일어나곤 하는데, 곧 우리의 기준으로 하늘나라는 생각할 때나 상상하면 그러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은 꽤 설득력을 가지는지 사람들을 이리저리로 데려가거나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예수님이 들려주시는 하늘나라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줍니다. 그 밭은 포도밭이고 주인이 하느님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리고 그 밭에서 일하도록 불림을 받은 것 역시 우리라는 것도 압니다. 그 밭에서 일하는 이들의 품삯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시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당’입니다. 하루 일했다는 것인데, 그 하루의 기준이 우리의 기준과 너무나 다릅니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해가지면 일을 그만두어야 했던 시대였으니 또 그 시간이 하루가 넘어가는 이스라엘이었으니 오후 다섯 시에 마지막으로 선택된 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셈을 할 때 주인은 이 사람들에게부터 한 데나리온을 줍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일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를 받게 됩니다. ‘불공평한 세상’ 하느님 나라가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많은 경우 종교가 사람의 불완전함 때문에, 혹 불안함이나 한계 때문에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를 믿는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사람이 상상해 낼 수 있는 종교의 모습과 성경이 보여주는 하느님의 이상한 계산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는 결국 단 한사람이 남을지도 모르는 순서를 정하는데 혈안이 되고, 그 자리를 누리는 이는 행복을 모자란 사람은 좌절과 실패를 말하며 그 넘어의 존재를 ‘신’이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하느님은 사람을 포기하지 못하십니다. 누구에게나 먹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위해 마지막까지 문을 열고 그 땅에 발이라도 딛을 수 있다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하느님의 포도밭의 이상한 기준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이상한 구원은 그리스도의 온 삶을 통해 드러납니다.
0:00 오늘의 복음
2:45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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