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4021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9Rsr5MVXp40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설 오늘의 말씀입니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설입니다. 무슨 영화처럼 일년의 시작을 반복하는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한 해의 시작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서로에게 복을 빌어줍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심삼일로 끝난 한 해의 다짐을 다시 회복시킬 기회가 되기도 하고 자연과 함께 한 해를 시작하는 진정한 의미의 출발이 되기도 하는 설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에게 전해지는 예수님의 덕담은 “깨어 있어라”로 기억되는 이야기입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는 것은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깨어 있음”은 어떤 이유로든 긴장한 상태로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는 이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본분을 알고 단단히 준비된 모습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깨어 있음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경직되고 예민해진 상태를 보여주는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인과 종이라는 관계에서 오는 이런 피곤함을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바꾸어 생각해보면 이 긴장이 수동적이고 무서움을 동반한 긴장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종이 주인을 신뢰하고 좋아한다면, 이는 하루 일을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며 잠들지 못하는 자녀들과 같습니다. 이 기다림은 공포와 두려움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간절함과 기대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한 해의 말씀은 “기다림”입니다. 언제든 주님은 오실 것이고 그분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분 앞에 설 수 있도록 우리 허리에 띠를 매고, 어둡지 않도록 불을 밝혀 들고 피곤함을 이겨내는 간절함으로 세상을 산다면 우리는 행복하리라는 말씀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언젠가부터 입에 붙어 버린 표현들로 한 해를 맞이하며 교우들과 사람들을 맞이하려 합니다. 그 표현은 “조금만 더”입니다. 조금만 더 사랑하고, 조금만 더 애를 쓰고, 조금만 더 함께 하면 좋겠다는 인사를 건네려 합니다. 언제든 좋으니 서로를 맞이할 수 있는 마음 안에서 우리는 늘 그렇게 우리를 향해 오시는 주님을 알게 되고 그분을 통하여 그분과 함께 그분 안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0:00 오늘의 복음
1:32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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