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1114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hNyxbrknrq8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2001년 2월 1일. 사제가 된 후 ‘고생하십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참 많이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인 기준을 벗어난 ‘사제’라는 고유의 직무 때문에 누구의 일상과 비교 없이 그 자체로 고생하고 무거운 삶을 사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미사 등의 성사를 집전하고 사는 삶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직무이기에 그 자체가 거룩하고 무거운 인상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일들을 하는 것이 사제임을 알았기에 그 일의 무게를 말하는 것은 당사자로서는 의미가 없는 말들입니다. 세상 누구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고생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우리들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이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성공’한 인생일텐데 우리는 왜 이렇게 표현하고 또 생각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자신에게 맡겨진 일, 그리고 자신의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한 이가 그 일에 대해 ’수고했다‘라는 말 외에 그에 대한 댓가를 생각하거나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주님은 생각해보라 하십니다. 그 일은 당연한 일이며 그 일이 끝나면 다음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종의 처지라는 것을 이야기하시는 주님은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삶이 ’종‘의 삶일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하느님께 마치 채권자처럼 보채거나 자신의 수고에 대한 댓가를 요구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기본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으로 무엇을 얻을 듯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고와 내용을 드러내려고 하는 우리의 모습에 주의를 주시는 주님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사제의 삶에 대해 말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삶은 비교나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당연하고 지극히 기쁘고 행복한 삶입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을 누군가의 눈에서 고생이라고 한다고 해서 하느님의 사람조차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고 못난 모습이라는 것을 모두가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0:00 오늘의 복음
1:18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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