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930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ReiVMRCgESs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신앙을 고난의 길, 혹은 희생의 삶으로 묘사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어릴 때부터 신앙의 표지가 된 십자가는 늘 예수님의 고통을 우리에게 전해주었고, 신앙생활은 불편해도 참고 이기며 남들이 안하는 선한 일을 하는 것으로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것에서 시작한 신앙생활은 주님의 길은 ‘죽음을 향한 길’, 혹은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죽음을 꼭 경험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수난하시고 죽으실 것을 여러차례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듣는 제자들은 별 다른 반응을 하지 못하거나 우울하기만 했습니다. 복음은 이 부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은 주님의 말씀이 신비, 혹은 영적인 이야기라는 뜻만은 아닐겁니다. 오히려 제자들이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의미도 될 듯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지켜보는 예수님의 생애는 죽음으로 향할 어떤 요소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죽인 이들의 음모와 미움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조차 죽음을 정해놓고 예수님에게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습니다. 주님이 고통을 당하신 것은 그분의 삶이 향한 길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대로 사셨고 주님과 함께 있었던 이들이 주님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그 삶이 우리에게 행복과 기쁨, 은총과 진리의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것을 십자가의 길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의 길의 내용은 고통의 길이 아닙니다. 십자가에 오르신 주님의 길은 기쁨과 행복의 길이었고 거기에 십자가 사형을 선고한 것은 하느님의 뜻을 알면서도 위선으로 살았던 이들이 주님을 치워버리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은 한나절도 못되어 끝나버립니다. 곧 주님을 빨리 죽일만큼 그들의 두려움과 미움이 컸다는 이야기입니다. 죽을 죄가 없는 이를 죽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통해 고통이라는 이미지를 심었습니다. 언뜻 그들의 시도는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님의 진실을 바로 기억해야만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0:59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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