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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923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9. 23. 08:02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923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mCqMwAd5_Yg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 모든 것에 심오한 뜻이 있다고 보는 경우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그야말로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황제든, 왕이든, 대통령이든 간에 우리의 삶에서 숨겨진 것이 있을지는 몰라도 같은 사람으로 알 수 없는 심오함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사람에 대한 차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차별이 당연하게 만들었다면 그럴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사셨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표현하고 이해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같은 세상을 살았는데도 마치 실재하지 않았던 존재처럼 꼭 책에만 등장하는 영웅 같을 때가 많습니다. 또 쉽게 읽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이들도 있습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우리는 때로 아예 읽지도 못하게 할 만큼 이를 경계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하느님의 얼굴을 뵈면 죽는다는 식의 공경이지만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 안에 계신다는 복음의 기쁨 속에서도 고개를 들고 그분을 보지도 귀를 열어 그분을 듣지도 못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을 기반으로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는가에 따라 우리가 내는 열매가 달라진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농사 한 번 지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농부들, 글을 읽을 수도 적을 수도 없었던 이들도 모두 알 수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현실을 사셨고 그 현실에 가장 아래에 있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셨는데, 우리는 그런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보통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울타리를 치는 일들을 벌이기도 합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예수님은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예로 하늘나라를 이야기하셨습니다. 보이는 게 필요하다면 그것은 ‘어린아이’였습니다. 주님이 계셨던 곳, 주님이 함께 하셨던 사람들. 주님의 제자들. 심지어 죽음의 순간에 함께 했던 이들은 모두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오히려 귀가 막히고 눈이 막혔던 이들은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 그리고 그 편견 위에서 살았던 이들입니다. 그들의 현학적 기쁨과 역사는 계속되겠지만 이미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뜻이 전해졌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겁니다. 예수님이 그것을 이미 이루어놓으셨습니다. 



0:00 오늘의 복음
2:25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