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706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Jh9bQ83-494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어릴 때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수님이 만약 돌아가시지 않으셨으면 더 많은 사람이 나았을텐데...” 그리고 또 같은 입장에서 예수님이 그 때 모든 사람들을 고쳐주셨을까? 하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과 기적의 연관성에 한결같은 관심을 보이는 중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이 있는 곳에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에 식지 않는 열망을 지닙니다.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그분께 데려왔다.”
살면서 장애를 지닌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가족으로, 또 신앙 공동체의 신자들로 만나게 될 때 제 주변의 사람들 중 그 장애에 치유를 얻은 분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멀쩡하던 분이 나이가 들어 장애를 얻거나, 그 장애가 더욱 심해져 움직이기가 힘들고 돌아가시는 일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아무리 안수를 해도 기도를 해도 그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이상한 것일까요?
“예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결론을 아는 우리는 이 중풍병자가 일어났음을 압니다. 일어나 자신의 평상을 들고 걸어갔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에게 하신 말씀은 치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주신 용기를 내어라는 말씀과 죄를 용서받았다는 말씀은 그가 일어섰다는 것과 상관 관계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가 일어난 것은 주님께 의심했던 이들을 깨우치고자 주님이 하신 일입니다. 말장난처럼 여겨지겠지만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은 이 말이 있고 난 후입니다.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용서의 선언과 기적의 선언은 갈림길에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생긴 불행과 아픔을 하느님이 주신 벌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주님은 그를 데려온 사람들이 함께 있음을 축복하셨습니다. 그것이 용기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머리 속은 그가 일어난 것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어쩌지 못하는 일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진심은 용기와 용서에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기적은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신앙이 꼭 기적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기도가 부족해서도 은총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어떤 처지에서든 사랑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꼭 생각해봐야 합니다.
0:00 오늘의 복음
1:41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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