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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618 오늘의 말씀

松竹/김철이 2023. 6. 18. 08:01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 | 20230618 오늘의 말씀

(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6gIe0MVfTL0

 

 

 

천주교 부산교구 장산성당 연중 제11주일 오늘의 말씀입니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예수님의 구원사건들을 긴 시간을 걸어온 우리는 올해도 사순절과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성주간을 거쳐 부활시기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성령강림대축일로 교회의 탄생일을 맞았고, 삼위일체 하느님을 기억하고, 우리에게 당신의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을 지내고 이제 연중시기 주일로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늘 푸른 산들처럼 별 일 없는 듯 느껴지는 녹색의 제의처럼 우리에게 이제 주님은 특별한 사건 속의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늘 기억하고 살아야 하는 하느님의 뜻을 전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예수님이 만난 이스라엘의 백성은 ‘철부지와 같은 모습’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방향을 모르고 흔들리는 풀들의 물결 같은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꺽여 있었다고 표현하십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면에서 주변 나라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다소 느리다는 표현을 듣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왕이 등장한 것도 늦었고 그들은 늘 지도자가 온전한 독재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하느님이 계셨고, 모두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은 언제나 목자를 보내셨으나 예수님이 오셨을 때 그들에게 목자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거의가 다 ‘죄인’처럼 자신들을 여기고 하느님의 심판과 구원 사이에 놓인 희망 없는 풀죽은 이들처럼 느껴졌습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그래서 그들에게 목자를 세우는 것이 주님의 일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일꾼을 보내주십사고 청하라 하시고 그 제자들 중 목자를 세우기로 하십니다. 그래서 뽑힌 이들이 열두 사도들입니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주님의 간절함과 시급함이 느껴지는 뒤로 열두 사도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들에게는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과 허약한 이들을 고쳐줄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들에게 ‘특별함’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거의 어부이거나 길에서 주님을 만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세상을 바꿀만한 자질을 갖추었거나 그런 지식,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의 또 하나는 그들이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민족들에게 가지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달리말하면 그들은 이스라엘 안에 파견됩니다. 친숙한 이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사명은 그들에게 또 다른 걸림돌이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평범함이 그들 말에 신뢰성을 흔들 위험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 위험천만한 사람들의 사명이 지금 2023년 우리에게 전해진 주님의 말씀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름을 외우며 여러분의 이름은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사람들에게 내세울만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습니까? 물론 그런 뿌듯함을 지닌 이들도 있겠지만 여전한 현실에서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름으로 기억을 남길 만한 사람들이 아닐 겁니다. 혹시 이름을 남겨도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2천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예수님의 사도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훌륭한 지도자의 가치를 말하는 우리입니다. 정리되지 못한 우리의 역사 속 우리는 우리 손으로 지도자를 뽑는 것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합니다. 뽑힌 사람은 뽑은 사람 보다 높을 수 없음에도 우리는 아직 우리에게 좋은 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고들 말하고 높은 사람이라는 말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지도자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려주셨습니다. 단 한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면 오히려 더욱 평범한 이가 하느님의 사랑에 충실한 모습이 전해져야 모두가 그럴 수 있게 된다는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내용을 하느님은 사람이 되시면서부터 우리에게 전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가치 없는 이로 몰아가지 마십시오. 하느님의 사랑에는 여러분 이상도 이하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사랑함으로써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해치는 어떤 악한 영들도 물리치십시오. 그리고 약한 이가 있다면 얼른 가서 그를 치료합시다. 우리는 모두 함께 천국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말입니다. 
제대에서는 제가 사제이지만 미사가 끝나고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나가는 세상에는 여러분이 사도입니다. 봉사하는 왕으로, 진실과 진리를 말하는 예언자로, 또 세상을 위해 하느님께 말을 건넬 줄 아는 사제가 되시길 바랍니다. 


0:00 오늘의 복음
1:59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