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松竹 김철이
널 애써 기다리는 사이
꽃은 제멋에 겨워 몇 번을 피었다,
제풀에 지쳐 몇 번을 졌는지
넌 모르지!
널 사모하는 동안
슬프진 않아도 눈물이 흘렀고
기쁘진 않아도 웃음이 흘렀지
넌 모르게
네 울음과 웃음 사이로
강물도 흘렀고
해는 뜨고 지고 또 지고 뜨고
빛바랜 갈대숲 하현달은 거듭 찾아왔네!
그 뜨거웠던 여름은
고요한 은빛 억새 숲으로 사라져 가더니
그새 햇덩이 불그레 가로지르며
밀려든 집시들의 하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