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철새

松竹/김철이 2023. 5. 4. 14:03

철새

 

                        松竹 김철이

 

 

널 애써 기다리는 사이

꽃은 제멋에 겨워 몇 번을 피었다,

제풀에 지쳐 몇 번을 졌는지

넌 모르지!

 

널 사모하는 동안

슬프진 않아도 눈물이 흘렀고

기쁘진 않아도 웃음이 흘렀지

넌 모르게

 

네 울음과 웃음 사이로

강물도 흘렀고

해는 뜨고 지고 또 지고 뜨고

빛바랜 갈대숲 하현달은 거듭 찾아왔네!

 

그 뜨거웠던 여름은

고요한 은빛 억새 숲으로 사라져 가더니

그새 햇덩이 불그레 가로지르며

밀려든 집시들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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