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
松竹 김철이
다른 이
빈 쉼터 붙살이 하는 노숙자처럼
첨아 밑
원주인 부재중인 제비집
몰래 숨어든 딱새 한 쌍
얼기설기 더부살이 둥지를 튼다.
지붕 위에 다소곳이 내려앉고
대문짝에 나란히 앉아 애정도 나누고
빨랫줄에 길게 널려 앉아
둘만의 영역을 확인하더니
무고한 벌레 부리로 고쳐서 문다.
집주인 찾아들까 두리번두리번
그러다 다시금 숨는데
철부지 새끼들
누른 입 크게 벌려 마냥 악악댄다.
앙가슴이 붉은 수컷보다
조심성 더 깊은 암컷은
안쓰러워 드높은 모정으로 둥지를 나서며
집 잃은 나그네새 마실도 못 오게
제비 둥지 대문을 걸어 잠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