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봉집(重峰集)
松竹 김철이
문인의 혼을 펼쳐놓고
한 획 한 획 적어 내려
태평천하 담으려 했는데
피비린내 웬 말인고
기름진 옥토를 들고 놓는
이리 떼 철포 소리
차고 넘치건만
만월도 슬퍼 구름에 쌓인다.
피로 물든 고국 땅
눈 뜨고 못 볼세라
붓 잡던 선비 옥수 칼을 잡으니
칠백의총 혼불로 피누나
달은 밝고 금산은 깊은데
소쩍새 우는 소릴 듣자니
떠듬대는 산새 울음보
시인의 애간장을 끊는구나.